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운영에 관한 세부 내용을 논의할 태스크포스(TF)가 다음주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재명 정부가 힘주는 가상자산 육성 방안 중 하나다. 지난 10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추진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을 보완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다.

27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안도걸 의원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을 주축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TF를 구성 중이다. TF 구성에 시중은행은 포함되지 않는다. TF 출범이나 운영, 논의 내용 등 구체적인 윤곽은 다음주면 나타날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도입 법안 발의만 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격이나 인허가 요건, 통화관리 측면에서의 관리방안, 외환거래 관리 등 세부 내용은 TF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구체화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처럼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처럼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원화에 대입해 '1코인=1000원', '1코인=1만원' 형식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관련 시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관련기사: [핫 스테이블코인]이재명 정부가 주목한 이유(2025.06.10), [핫 스테이블코인]'결제 시장 흔든다' 카드사 긴장? "아직은"(2025.06.10)
지난 10일 관련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시중은행들은 상표선점부터 시작했다. 시중은행 중에는 KB국민은행이 처음으로 'KBKRW' 등 17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등록했고 뒤이어 하나은행도 'HanaKRW' 등 총 48건의 상표를 출원 신청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은 최근 'BKRW', 'KRWB', 'KKBKRW' 등 총 12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다른 은행들도 상표 출원을 준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4월부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송금 수단을 무역 결제에 활용하는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의 사전 검증 은행으로 참여 중이다.
은행들은 구체적인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준비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할 수 있는 게 상표권 출원 정도"라면서 "규제나 방향 등이 나오는 대로 관련 부서에서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주축인 TF에서 세부 내용이 마련되면 8개 은행이 참여 중인 스테이블코인 협의체에서도 사업 모델 준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협의체에는 KB국민·신한·우리·농협·IBK기업·수협·iM뱅크·케이뱅크가 이름을 올렸으며 하나은행이 최근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