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1일자로 대한항공에서 분할시킨 '한진칼'을 출범시키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우선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대한항공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고, 정석기업과 한진 등 계열사 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한진해운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 '사고, 팔고' 지분 교통정리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출범했지만 아직 얽혀있는 계열사 지분들을 교통정리해야 하는 수순이 남아있다.
우선 자회사 지분 20%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현재 한진칼이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은 6.9%에 불과하다. 적어도 13%이상의 대한항공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다른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사례를 보면 지분취득 대상인 대한항공의 주가가 낮아야 한진칼의 비용이 줄어든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도적이진 않더라도 최소한 그룹 차원에서 대한항공 주가를 부양하는 시도는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30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대한항공 주식은 오는 9월16일부터 거래된다.
순환출자 연결고리인 정석기업과 한진의 정리도 필요하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 출범후 정석기업-한진-한진칼-정석기업의 순환출자가 형성돼 있다. 계열사간 합병과 지분정리를 통해 이같은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정석기업과 한진의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석기업과 한진을 합병한 법인을 통해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지배하는 그림이다.

◇ 한진해운, 계속 안고갈까?
한진해운의 계열분리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16.7%) 한국공항(10.7%) 등을 통해 한진해운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면 계열분리가 완료된다.
한진그룹측은 아직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에 대한 처리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나 증권가에서는 한진그룹이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처분하기 보다 그대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이전해 자회사 지분 보유요건 20%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과정에서 한진그룹과 한진해운홀딩스와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 조중훈 회장의 삼남인 조수회 회장이 별세한 후 한진해운홀딩스를 경영하고 있는 최은영 회장은 이미 수차례 독립의지를 밝혀왔다. 우호지분까지 포함할 경우 최 회장측의 지분율은 46%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한국항공우주(KAI)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진그룹이 자금마련을 위해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지분 정리와 합병, 한진해운 문제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아직 2년이라는 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