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정기인사를 통해 TV사업을 맡고 있던 HE사업본부장을 교체하며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과가 부진한 부문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환경을 정착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7일 임원 인사를 통해 하현회 현 (주)LG 시너지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새로운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HE사업본부는 LG전자내에서 TV와 모니터, PC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 따라 지난 2011년 연말인사에서 사장 승진이후 HE사업본부를 이끌어왔던 권희원 사장은 2년만에 현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업본부장을 2년만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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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TV사업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TV사업은 구본무 회장의 '시장 선도'라는 특명아래 세계 최초 OLED TV 등을 선보였지만 실제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세계 평판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5.5%로 가장 앞섰고, LG전자는 14.7%로 2위를 기록했다. 세계 2위의 기록이긴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관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4분기에도 이같은 격차수준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3분기 LG전자 HE사업본부의 매출은 5조원을 간신히 넘기며 전분기는 물론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이 감소했다.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LG전자가 밝힌대로 내년 경제상황이 아직 불투명하고,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기존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외에 전체적인 TV시장이 부진한 만큼 더이상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꼈을수도 있다.
새로 TV사업을 맡게 된 하현회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전략기획은 물론 TV, 모바일, IT사업을 두루 거쳤다. LG디스플레이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2년간은 (주)LG 시너지팀을 맡아왔다.
LG전자는 신임 하현회 사장 선임과 관련 "시장선도 성과 창출 및 미래성장을 위한 쇄신"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사업본부장이 2년만에 교체된 만큼 시장선도를 성과로 연결해 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신인 하현회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