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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전략재편]②'일반'에서 '프리미엄'으로

  • 2016.09.12(월) 17:01

대중차 수요 감소, 고급차로 방향 전환
친환경차 론칭‥신시장 개척·이미지 제고

현대차에게 미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미국 시장에서 품질로 인정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미국에서 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칙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대중차를 앞세운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 최근 들어 전략을 바꿨다. 고급차와 친환경차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질적 도약을 위한 시험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 등에 고급차와 친환경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 미국 시장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전략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현대차의 미국 공략 전략이 수정됐다. 대중차 중심의 판매고 올리기에서 프리미엄 차량 확대로 중심을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은 양적인 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질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산이다.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도 현대차의 전략 수정의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친환경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일본의 도요타가 앞서나가고 있지만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차를 선보이며 도요타를 따라잡겠다는 심산이다. 미국 시장에 친환경차를 선보이고 그 반응 추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 왜 미국인가

현대차는 미국 시장을 프리미엄 차량과 친환경 차량 판매의 테스트 베드로 보고 있다. 현대차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과 중국 시장이다. 물론 유럽 시장도 규모가 크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반면 미국과 중국 시장은 오랜 기간 기반을 닦아둔 덕에 기본적인 바닥 다지기는 완료된 상태다.

규모면에서는 중국 시장이 더욱 크다. 하지만 시장의 성숙도 면에서는 미국 시장이 훨씬 낫다. 중국이 중요 시장으로 급부상한 것은 불과 10여년 정도다. 반면 미국 시장은 자동차 부문에 있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유럽을 비롯한 여타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

▲ 자료: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아울러 현대차가 기존의 대중차 확대 전략보다 프리미엄 차량 확대에 방점을 찍는 것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현황과도 관련이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2.4% 증가한 8826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 시장 성장 둔화와 신흥 시장 부진 지속 탓이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는 전년대비 1.3% 늘어난 177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시장의 전년대비 판매 증가율은 계속 하락세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최저 성장 기록이다.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도 기업은 이윤을 내야 한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차량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적게 팔아도 대중차보다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차량 판매 확대 카드를 빼든 이유다. 여기에 대중차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글로벌 시장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프리미엄'으로 승부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을 방문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본격 미국 론칭을 앞두고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곧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과 G90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본격적으로 G시리즈를 미국에 내놓는 것은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세대 제네시스를 지난 2008년에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제네시스는 1만6448대가 판매됐다. 미국 전체 중형 럭셔리 시장 점유율은 6.0%였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판매가 증가해 작년에는 2만4917대가 판매되면서 출시 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섰다.

▲ 미국 시장에 데뷔하는 현대차의 프리미엄카 'G80'.

아울러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총 1만8578대가 판매돼 역대 최대 점유율인 13.8%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이런 상승세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기존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여기에 신모델인 G80과 최상위급 모델인 G90을 가세시켜 확실히 시장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가격 부문에 많은 신경을 썼다. 현대차는 지난 8월 G80의 가격을 공개하면서 시작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로 책정했다. 프리미엄 차량인 만큼 그에 맞는 가격을 받겠다는 선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같은 중형 럭셔리의 시작가 기준은 4만달러 수준이다. 제네시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시작 가격이 4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와 같이 가성비로 승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 '친환경차' 가능성 본다

현대차가 가능성을 보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는 '친환경차'다.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차량은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친환경차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성격이 강하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부문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기존의 선발 업체와 다른 전략을 구사하면서 격차를 빠르게 메워가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전 부문을 총망라해 동시에 개발 및 양산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는 이미 준중형과 중형 모델을 기반으로 시판 중이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 기술도 도요타와 수위를 다툴만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y201@

최근에는 '아이오닉'이라는 친환경차 전문 브랜드를 론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이 높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친환경차에 주목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디젤의 대표 주자였던 폭스바겐의 조작이 발각된 곳인 만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IHS는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작년 256만대에서 오는 2020년 634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차 수요 감소 트랜드 속에서 친환경차의 부각은 현대차에게 기회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면 큰 수확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를 통해 쥐고 있는 친환경 시장의 벽을 일정 부분 허물수 있어서다. 이는 새로운 시장 창출은 물론 현대차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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