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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의 그림자]③신고리 5·6호기 ‘날 세운’ 갈등

  • 2017.09.26(화) 11:34

5·6호기 등 신규원전 6기 매몰비용 2.7조원 추산
건설 반대 측 “향후 발전비용, 원전이 더 비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탈(脫)원전 시대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급격한 방향 전환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전기요금 인상 여파와 원전 산업의 방향성 상실 등이 대표적이다. 탈원전의 그림자에 갇힐 수 있는 경제적 영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론화위원회 의견을 바탕으로 한 건설 재개여부가 향후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방향성과 속도 등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특히 신규 원전을 두고 경제적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미 착공에 들어갔던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중단될 경우,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과 향후 원전 폐기물 및 폐로비용 등에 대한 비용 부담이 더 크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 5·6호기 매몰비용은 얼마?

26일 전력거래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고리 5·6호기의 공정률은 29.5%로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1조6436억원 수준이다.

만약 사업이 영구 중단으로 결정된다면 참여 기업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1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진행 중인 공론화위원회 기간 동안 지연 보상금도 1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설계 단계인 신한울 3·4호기와 사전준비 단계인 천지 1·2호기에 대한 부지비와 설계비 등을 추가할 경우, 신규 원전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은 2조7000억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1만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고리 5·6호기 사업에는 설계(1만370명)와 기기제작(400명), 시공(1805명) 등을 포함해 총 1만28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 반대 측에서는 이 같은 경제적 손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공론화위원회 광주지역순회토론회에 참석한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팀장은 “29%의 종합공정률은 설계와 주기기 계약 등을 포함해 높아진 수치로 실제 건설 공정률은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몰비용 역시 한수원이 건설허가 전에 예산을 지출해 발생한 문제”라며 “이 중 8500억원은 기기설비(원자로, 터빈발전기 등) 비용이라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매몰비용은 크게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 발전 효율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이후의 경제적 효과를 두고도 의견 대립은 팽팽하다. 건설 찬성 측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골자인 신재생에너지를 확대(2030년 비중 20%)하려면 이를 받쳐줄 발전원으로 원전이 적합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날씨와 계절적 영향을 받는 탓에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서는 기본 발전설비가 필요하다.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면 전체 발전원에서 LNG(액화천연가스) 비중이 38.7%로 가장 큰 데, 이렇게 되면 LNG 수입량이 급증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 분석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해 원전을 유지하면 향후 60년 동안 원전 발전비용은 약 62조원, 반면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LNG 의존도가 커질 경우 LNG발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84조원으로 추산된다.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LNG 가격이 현재의 저가 수준을 유지, 앞으로 가격 상승이 없다고 가정한 값이다. 

정 교수는 “LNG 비중이 커지면 가격 변동에 따라 발전을 위한 추가지출이 예상된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발전비용은 복지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건설 반대 측에서는 원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폐기물 처리비용과 폐로비용, 안전설비와 규제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대 중반이 되면 신재생에너지보다 더 비싸진다고 주장한다.

김종필 팀장이 인용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과 운영, 유지와 폐기물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균등화 발전비용은 미국 원전이 메가와트시(MWh) 당 99.1달러로 육상 풍력(52.2달러)과 태양광(66.8달러)보다 비싸다.

이와 함께 원전을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때 드는 비용인 균등화 회피비용은 57.3달러로 조사됐다.

김종필 팀장은 “균등화 발전비용은 단순히 연료비와 운영비만 고려하는 지금의 발전단가와 비교해 발전설비 간 경제성을 평가하기에 더 적합한 개념”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원전을 유지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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