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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말 많고 탈 많던 ‘파운텍’…결국 합병

  • 2017.11.02(목) 13:50

과거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논란 이력
최근엔 부당지원 과징금·행정소송 진원지

LS그룹이 ‘말 많고 탈 많던’ LS파운텍을 결국 없앤다. 다른 계열사에 흡수하기로 했다. 과거 LS의 대표적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입에 오르내리던 곳이다. 최근에는 부당 지원으로 과징금을 때려맞은 LS가 당국을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 지원지다.

 

 


1일 LS그룹에 따르면 LS전선의 100% 자회사인 LS파운텍과 지씨아이는 내년 1월1일 합병키로 했다. 지씨아이가 파운텍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비율은 각각 1대 0.2다.

이번 계열 재편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파운텍의 이력 때문이다. 파운텍은 LS그룹 내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논란 사례였다. LS전선이 파운텍으로부터 컴파운드(전선 피복용 재료)를 사와서 전선케이블을 만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파운텍 설립 초기부터 매출 80% 이상이 LS전선으로부터 나왔고 최근까지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LS 총수일가들은 2013년 8월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도입(2015년 2월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11년 자신들의 파운텍 지분 49%(39만2000주)를 주당 4만7680원, 총 186억9000만원을 받고 LS전선에 매각했다. 설립 출자금(주당 5000원)을 제외하고도 167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긴 성공적 투자였다.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으로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끝나는 듯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4월 LS와 LS전선이 파운텍에 부당 이득을 안겨줬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4100만원을 부과했다.

총수일가들이 파운텍 주주로 있을 당시 LS전선이 파운텍의 자금부족 문제 해결을 위하 컴파운드 생산설비를 구매한 후 다시 임대해주는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제공했다는게 공정위의 제재 이유다.

LS그룹은 이러한 공정위의 행정제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역설적으로 파운텍이 지씨아이로 흡수되는 운명에 처한 점은 파운텍의 존재가 애초 총수일가를 위한 회사였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운텍과 지씨아이는 LG그룹 구씨 창업주 일가(구태회·구평회·구태회)가 분리작업을 마친 2004년 나란히 계열사로 합류한 곳이다. 그해 1월 LS전선 51%, 총수일가 49% 출자로 파운텍이 만들어졌고 두 달 후 3월 LS전선이 한국전선으로부터 지씨아이를 인수했다.

지씨아이도 LS전선으로부터 구리를 사와서 전선용선재를 만들어 다시 LS전선에 납품하는 구조여서 매출 ·매입 의존도 모두 높다. 두 회사는 충북 충주 제2산업단지에 나란히 공장을 가지고 있고 계열사로 나란히 편입된 2004년 준공식도 같이했다.

이렇듯 사업특성과 매출구조가 비슷한 두 회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애초 LS전선은 100% 자회사로 둘 수도 있었지만 설립 때부터 총수 일가의 출자가 이뤄졌다. 그리고 LS전선이 총수일가 지분을 다시 매입하며 100% 자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막대한 현금(매각차익)안겨다줬고 결국 합병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이와관련 "파운텍과 지씨아이의 합병은 기술교류·설비공유를 통한 핵심 기술 역량 개선 등 사업경쟁력 강화와 사업규모 확대에 따른 구매·물류비 절감, 인력 운영 효율화 등 재무적 시너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S그룹은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회사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2011년엔 파운텍 외에도 또 다른 비상장사이자 그룹 일감으로 먹고살던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분 34.3%를 총 68억7000만원에 지주회사 LS에 매각했다.

작년 10월엔 LS자산운용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총수일가가 소유한 88.,7%를 315억원에 팔았다. LS그룹 총수일가가 파운텍, LS글로벌, LS자산운용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합계 570억원 규모.

세 회사의 주주로 등재돼 있던 총수일가는 이른바 '태·평·두' 일가는 총 19명으로 파악되는데 1인당 평균 30억원의 매각대금을 챙긴 것이다.

고(故) 구평회 회장의 장남 구자열 LS그룹 회장, 차남 구자용 LS네트웍스·E1회장이 각각 89억원, 84억원의 매각대금을 거머쥐었다. 고(故) 구태회 회장의 장남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차남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각각 54억원과 35억원, 고(故)구두회 회장 장남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도 66억원을 확보했다.

'태·평·두' 일가는 현재 지주회사 LS와 함께 지주회사 밖에 있는 E1, 가온전선, 예스코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어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곳이다. 따라서 총수일가들이 비상장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향후 계열분리를 위한 종자돈으로 이어질 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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