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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술 어디까지 추격했나 봤더니…

  • 2023.02.01(수) 17:07

중국정부 지원 YMTC, 232단 낸드 양산
"한국 기술개발 속도 올려야" 목소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위상이 위태롭다.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의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반도체 시장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턱 밑까지 따라온 해외 업체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3'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다른 회사의 200단 이상 낸드는 거의 구할 수 없는 데 반해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232단 낸드플래시는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면서 "YMTC가 200단 이상의 적층 구조를 갖고 이를 실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기술 진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YMTC는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전문 회사다. 외신에 따르면 YMTC는 지난해 7월 232단 3D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생산하고, 같은 해 11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은 삼성전자가 236단으로 추정되는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 시기다. YMTC는 삼성전자보다 늦게 낸드플래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양산은 비슷한 시기에 성공하면서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혔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3'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최 박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2014년 정도부터 3D 낸드플래시를 시중에 선보였는데, YMTC는 2018년부터 3D 낸드플래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YMTC는 후발 주자라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미국도 견제할 만큼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추격도 매섭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에 성공했다. 차세대 D램도 가장 먼저 공개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시장에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차지하자 국내 업체들의 업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마이크론이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최 박사는 "현재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론이 특허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3D D램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해외 업체들의 맹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기술 개발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크론과 같은 업체들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기술 개발 계획을 앞당겨서 해외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시장 올해도 '한파'

이날 간담회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 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나 스크보르초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시장조사 통계 부문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경제적인 악재와 지정학적인 문제로 약 7% 역성장한 5500억 달러(약 677조325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보수적인 기관들은 (반도체 시장이) 최대 22%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이보다는 낙관적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2023년 반도체 시장 전망치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스크보르초바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하락을 '사이클'의 일부로 분석했다. 그는 "통상 반도체 시장은 2년 성장하고 1년 동안 다운턴(침체기)을 겪는다"면서 "지금 시장 방향성을 보면 성장세가 저조해지며 냉각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스크보르초바 연구원은 "반도체 칩은 새로운 석유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성장 잠재력이 좋다"라면서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1조3000억달러(약 1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EMI는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을 5900억(약 726조원)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앞으로 이보다 2배 이상 성장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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