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DS부문)의 새 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이 취임 후 첫 메시지를 내놨다. 전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기를 임직원의 노력으로 함께 극복해보자는 의지를 다졌다.
전 부회장은 30 오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말했다.
이는 DS부문장을 맡은 지 9일 만에 나온 취임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 1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4개 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DS 부문의 영업손실액은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연간 적자 규모만 14조87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며,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부회장은 DS 부문이 중심이 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 선언을 의식하듯 임직원을 다독이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이 밤낮으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를 비롯한 DS 경영진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전일 전삼노는 '조합원 단체 연차 사용' 방식의 파업을 선언했다. 조합원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파업 날짜를 6월6일 현충일 이후 징검다리 연휴(6월7일)로 정했다. 현재 전삼노의 조합원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약 12만명)의 20% 수준인 2만8400명가량이다.
아울러 전 부회장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시대를 발 빠르게 쫓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전 부회장은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어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에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로서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