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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전 장비 구식이거나 열등…방산업체도 관심 없다"

  • 2025.01.28(화) 15:00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 인터뷰
"무전기와 응급처치 도구 필요"
"개인장비 없는 첨단 방산은 사상누각"

최근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사진)은 특수부대의 개인장비가 구식이거나 열등하다고 지적했다. 특수부대의 장비 지급 체계가 일반 부대와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제때에 필요한 장비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최지훈 기자 jhchoi@

그는 현역 시절 가장 절실했던 특수전 핵심 장비로 무전기와 응급처치 도구를 꼽았다. 그는 "K-방산이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만들어도, 실전에서 사용할 무전기 하나 없다면 전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팀 단위 응급처치 키트와 개인용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전사가 소요(임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인력) 제기와 사업 관리 권한을 직접 가져야 한다"며 "현재 시스템으로는 특수작전에 필요한 장비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일률적 장비 보급…적시 조달 못한다"

-사제 장비를 구입해야 할 만큼 국산 제품이 특수작전에 취약하다고 하는데.

▲현대전을 극복해야 하는 군인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쟁이 복잡해졌기 때문에 융통성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편제 표에 의해서 부대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장비를 보급한다.

개인장비를 적시에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늦게 조달이 돼 구식이거나 예산에 맞추다 보니 열등한 장비를 주고 있다. 결국 사용자들이 마음에 맞는 장비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임무와 역할에 따라 장비를 보급하도록 해야 한다.

-방산 빅 4가 특수부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해야 할 핵심 장비는 무엇인가.

▲방산 빅 4는 개인장비에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군은 부가가치가 높고 눈에 띄는 고가의 장비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소요를 제기하지 않고 제기해도 예산이 적으니 관심이 없다. 개인 장비가 없는 첨단 방산 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사령관께서 현역 시절, 특수부대 장비와 관련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던 기술이나 시스템은 무엇인가. 

▲개인·팀별 무전기와 응급처치 도구가 필요하다.

-방산 기업들이  특수부대를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기술 분야는 무엇인가.

▲경량화가 최우선이며 C4I(지휘·동제·통신·컴퓨터·정보)가 그다음이다.

C4I 분야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선도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실시간 데이터 공유와 암호화된 통신을 지원하는 전술 통신 체계(TACTICS)를 개발했다. 한화시스템은 전술 데이터 링크와 차세대 무전기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두 기업은 특수전의 핵심인 '경량화'에 대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응급처치 도구는 인성메디텍과 메디안헬스케어가 개발 중이다. 인성메디텍은 휴대성이 뛰어난 응급처치 키트를 제작했다. 메디안헬스케어는 출혈 방지와 외상 치료에 특화된 장비를 특수부대와 협력해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 로봇,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특수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로 특수전사령부와의 협력 가능성이 커진 만큼, 두 부대가 함께 작전을 수행할 경우 가장 필요한 첨단 기술이나 무기는 무엇인가.

▲드론은 우리에게 상당한 위협이다. 드론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찰·전자·탐색 △추적·격추 수단(산탄총·레이저·미사일) 등이 필요한데 현재는 미비한 상태라고 본다.

LIG넥스원은 드론 전용 전자전 체계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드론의 GPS 신호와 통신을 방해해 적의 드론을 무력화하거나 유도 경로를 변경시킬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드론 대응 솔루션(DRMS)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레이더 △전자광학(EO) 센서 △신호 정보(SIGINT) 기술을 활용해 드론의 위치와 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필요시 전파 교란(제밍)을 통해 드론의 작동을 차단하거나 유도 경로를 변경할 수 있다.

-특수부대의 현장 경험과 요구 사항이 방산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되기 위해 시급히 도입돼야 할 정책적 시스템이나 절차는 무엇이라고 보나.

▲특전사에 소요제기 및 직접 사업 관리 책임과 권한을 줘야 하며 특전병과를 만들어야 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특전사는 장비 확보 과정에서 △작전 환경 △성능 요건 △비용 추산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다룰 전문 역량이 부족해 요청이 표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은 "특전사 내에 소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가 신설됐지만, 본격적인 운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수전이 미래 전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군 특수부대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나.

▲특전병과를 만들고 사람에 대한 투자가 장비 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방산 산업이 특수부대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핵심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산 문제가 아니라 소요제기부터 사업 관리 등 전분야에 있어서 군인의 의견이 들어가고 국산화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하며 예산을 대폭 늘려 줘야 한다.

• 現 대테러센터 정책자문위원
• 前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 前 대한민국 육군 합동참모본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추진단장
• 前 한미연합사령부 부참모장
• 前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국군 수석대표
• 前 대한민국 육군 제27사단 사단장
• 육사 제37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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