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올해 기념식의 분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절박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이 처음으로 참석한 이번 창립기념식에서 꺼낸 메시지에는 축하보다 위기의식, 그리고 생존을 향한 절박한 다짐이 먼저 담겼다.
"요즘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는 고백과 함께 그는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질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삼성SDI는 1일 경기도 용인 기흥 본사에서 창립 55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시상식과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최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과 사업부별 우수 성과자, 장기근속자 등이 함께했다.
이날 최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어려운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며 "우리의 저력과 가능성을 믿고 모두 함께 힘을 모은다면 머지않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며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반성은 하되 현재와 미래를 통섭하는 지혜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특히 최근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에 대한 위기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전방 수요 둔화, 경쟁사와의 격차, 일부 기술 난항 등 복합 요인으로 흔들리는 현장을 임직원들과 공유하며 위기를 뛰어넘기 위한 구체적인 키워드로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의 재건'을 제시했다.
그는 "극판·조립·팩 기술의 정상화와 전자재료 신사업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러분이 이런 변화에 동참해 좋은 성과를 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강조한 건 구성원 간 신뢰와 '함께 해내는 조직문화'였다. 최 사장은 "우리는 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여러분이 상상하고 기대하는 가슴 벅찬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제가 먼저 앞장서고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