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사장 등 지배주주 일가가 편법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을 받은 전환사채(CB)를 한진이 소각한다. 지난 7월 비즈워치가 한진 CB 문제를 제기한 뒤 논란이 확산되자 회사 측이 소각에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 [단독]조현민, 한진 전환사채 '헐값' 인수 논란…특혜 일까
지난 3일 한진은 지난 2023년 7월 유진투자증권을 상대로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 CB에 대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콜옵션 규모는 84억원으로 한진 주식 42만8950주(2.92%)로 전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진은 이 CB를 취득한 뒤 소각할 예정이다.
이 콜옵션은 '한진이 지정하는 제3자에게 CB의 27.51%를 매각할 것'을 유진투자증권에게 청구하는 권리다. 이 CB는 2024년 7월24일부터 2028년 6월24일까지 한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진이 지정하는 자는 시세보다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지난 7월 한진은 이사회를 열고 'CB 매도청구권 행사 매수인 지정' 안건을 가결했다. CB를 매수할 '제3자'로 조 사장 외에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 김현우 한진 경영기획실장, 서민석 한진 재무관리실장 등 그룹 경영진을 지정했다.
실제로 이들은 0.1%(약 3000만원)규모 CB를 사들였다. 전환가격은 주당 1만8630원으로 시세보다 저렴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앞으로 한진은 CB의 27.51%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진이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은 더 커질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분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수긍하지 못했다.
CB 콜옵션은 대주주가 편법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꼼수로 지적받아왔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CB 콜옵션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 주요사항을 공시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그전까지 깜깜이 CB 콜옵션이 공시 대상이 된 것이다.
이번에 한진이 CB 콜옵션 대상을 조 사장 등에 지정한 것이 공개된 것도 지난해 개정된 규정 덕분이다.
지난달 경제개혁연대는 한진에 대해 편법적 지분 확보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한진은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발행회사가 아닌 지배주주 일가가 매도해줄 것을 청구한 것으로, 사실상 콜옵션을 무상양도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러한 편법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한진은 더 큰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지배주주 일가에게 저가 지분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른 회사들도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