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랙스는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50만대 이상 팔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차종이다. 인기를 변함없이 이어가기 위해 쉐보레는 지난 7월 상품성을 강화한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 8월 한 달간 한국GM의 전체 수출 1만9852대 중 1만5693대가 트랙스였다. 전년 동월 대비 56.5% 늘어난 수준으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운 위상을 다시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타고 서울 선유도에서 파주까지 약 40km 구간을 달려봤다.
세단·SUV 장점 모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장점을 절충한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 동급 SUV보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길어 실내 공간이 넉넉하면서도 최저지상고는 SUV 수준으로 확보해 승하차가 편하다. 그러면서도 루프 높이는 낮춰 무게 중심을 세단처럼 끌어내렸다. 덕분에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잡았다는 게 쉐보레 측 설명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CUV의 기본 성격은 유지하며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다듬었다. 먼저 가장 인기가 많은 액티브 트림에는 '모카치노 베이지', 최고사양인 RS 트림에는 올블랙으로 마감한 'RS 미드나잇 에디션'을 추가했다. 액티브 트림은 다른 트림과 범퍼 형상이 다르다. 그릴과 후드 사이를 가로지르는 크롬이나 블랙 띠 장식을 배제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액티브 트림이었는데 주행이 가볍고 안정적이었다. 차체가 과도하게 높지 않아 도심 주행에서 민첩했고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 크지 않았다. 스티어링 반응도 가벼워 장거리 운전에서도 피로감이 덜할 것으로 보였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자체 내비게이션이 제공되지 않아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로 스마트폰을 연결해야 한다. 연결 과정은 매끄러운 편이었다.
이밖에 편의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이 기본 적용돼 있다. 다만 크루즈 기능은 조작이 직관적이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줬다. 조향 보조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서스펜션 세팅은 단단한 편으로 승차감이 부드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면 충격이 실내로 그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화' 했는데도…
한국형 모델에는 글로벌 사양에 없는 편의 장비가 추가됐다. 쉐보레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오토홀드 기능을 갖췄고 전동·통풍·열선 시트와 무선 충전, 파워 테일게이트도 적용했다. 모두 한국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장비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흔히 볼 수 있는 사양이라 차별화 효과는 크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강점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체적인 인상은 프리미엄보다는 실속형에 가깝다. 해외에서 여행객들이 흔히 빌려 타는 렌터카에 가까운 이미지다. 그럼에도 첫 SUV를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에게는 가격 대비 구성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가격은 2000만원 초반대로 시작하며 액티브 트림은 2700만원대, RS트림은 2800만원대다.
한국 소비자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사양을 담았지만 내수 판매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실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달리 내수 시장에서는 한계가 뚜렷한 상태다.
지난달 국내 판매 1207대 중 993대가 트랙스였는데, 전년 동월 대비 25.2% 줄어든 수준이다. 사실상 신형 출시 효과가 부재했던 셈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쉐보레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차종이어도 내수에서 반등에 실패한다면 상승세가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이 풀어야 할 여러 숙제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