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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신드롬]⑤`검은 거래` 익명성 뒤에 도사린 덫

  • 2013.12.03(화) 10:30

마약·무기 거래와 연계된 정황도 속속 드러나
가상화폐 우후죽순.."비트코인도 통제가능" 주장도

비트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사이, 검은 돈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실크로드`로 불리는 온라인 암시장에서는 마약과 총기류 같은 불법 제품을 사고 지불하는데 비트코인이 쓰이면서 폐쇄 당했다. 또 곧바로 실크로드 개발자와 비트코인 창시자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온라인 거래에서 실크로드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계좌를 통해 거액의 비트코인을 받았으며 그 규모를 볼 때 보통의 구매형태를 넘어선 관계라는 것. 일부에서는 사카모토와 실크로드 개발자가 실제로는 동일인물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 익명성 노려 검은돈들 기웃..피할 수 없는 숙명

 

비트코인의 장점 중 하나는 비실명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검은돈으로 유용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실크로드 외에 또다른 인터넷 사이트는 비밀리에 서방국 정치 지도자들을 암살하기 위해 조성한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적발됐다.

 

이미 비트코인을 사뒀다가 해킹을 당한 사례도 속속 나온다. 그만큼 보안이 쉽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콕스는 해킹으로 거래가 중단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고,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들이 해커들에게 공격을 받아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를 우려해 일부 국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법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 계좌를 동결한 바 있다. 영국도 국세청이 감독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 검토에 나서며 법의 테두리 안에 가두는 것을 고려 중이다.

 

물론 합법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공청회가 열렸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트코인이 희망적이라고 밝히자 비트코인 값은 수직상승했다. 버냉키 의장은 1995년 앨런 블라인더 부의장의 발언을 상기하며 "분명 법이나 감독 문제가 리스크가되겠지만 더 빠르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장기적인 약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해 가상화폐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인도 역시 내달 중순 공식적인 비트코인 커퍼런스를 열 예정인데, 인도 최대 상업은행과 인도중앙은행도 참석할 예정이다.

 

▲ 비트코인 지불이 가능한 한 온라인 블랙마켓 사이트 화면

 

◇ 유사 비트코인 우후죽순..희소성 떨어뜨릴 수도

 

비트코인의 다른 한계는 제2, 제3의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가상화폐 출현이 줄을 잇고 있고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능가할 가상화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은 많다. 다양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의 입지를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보잘 것 없이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과 함께 유명한 가상화폐는 린든달러다. 린든달러는 세컨드라이프의 가상세계에서 쓰이는 사이버머니지만 달러로 교환되고 있다. 이외에 라이트코인, 비비큐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이들 역시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해독과정을 통해 채굴하고 수수료가 없거나 익명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대중성의 문제일뿐 마음만 먹으면 계속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비트코인만큼 인기를 끌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떨어뜨릴 개연성은 높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고 비비큐 코인도 처음엔 사용자가 없다가 최근에는 미국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넓어졌다.

 

▲ 다른 가상화폐의 시가총액 추이 비교. 1비트코인 당 가치는 현재 더 오른 상태다. 위부터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피어코인, 네임코인, 비비큐코인. (단위:10억달러, 출처:WSJ)

 

◇ 하이퍼인플레·소수에 의한 지배 가능 주장도 

 

비트코인 역시 소수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비트코인을 캐는 암호화 프로그램은 암호를 풀어낼 수록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높아진다. 이런 로그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풀어낸 후 본인만 계속 활용한다면 결과적으로 소수의 그룹이 막대한 비트코인을 선점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비트코인도 달러나 유로처럼 통제 주체가 있는 다른 화폐와 거의 다를 것이 없게 된다. 비트코인을 통제하는 그룹이 비트코인의 시세를 조종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했던 이유를 유명무실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보고서에서는 이와 관련된 채굴자 집단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아직 비슷한 전략에 개입된 정황은 없지만 `음지`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채굴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점도 한계다. 화폐발행 총량이 제한되면 화폐가치는 치솟고 재화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을 더 작게 쪼개쓸 수 있다고 맞선다. 비트코인은 현재 소숫점 수자리까지 쪼개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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