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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신드롬]①왜 열광하는가

  • 2013.12.02(월) 09:01

중앙은행 같은 통제기구 없고 익명성·비용 절감 매력
발행량 정해져 희소성 갖춘데다 안전성 겸비 투자가치 부각

전 세계가 비트코인에 열광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양지와 음지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격한 논쟁도 불러 일으킨다. 아직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한국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제2의 화폐' 또는 '제2의 금'이 될 것이란 기대와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쪽박`을 차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짚어봤다.[편집자] 

 

"비트코인은 거품일 수 있고 그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냅스터처럼 디지털 머니의 혁신을 촉발시킨 것은 분명하다." 英이코노미스트

 

화폐의 시작은 물물교환이었다. 처음엔 물건을 교환하다 거래하려는 재화가 서로 마땅치 않자 단위가 분명하고 소유가 편한 것들이 화폐 역할을 대신했다. 이를테면 조개껍질이나 곡물 등이다. 그리고 우리가 쓰고 있는 화폐가 탄생했다.

 

이렇게 도입한 화폐도 사용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거액을 들고 다니려면 부피도 부담이다.(물론 이미 신용카드나 스마트지갑이 존재하긴 한다.) 해외로 송금하려면 수수료가 들고 환전을 해야 한다. 또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통제하고 인플레이션 걱정도 따른다. 비트코인은 이런 우려를 걷어낸 더 안전하고 편리한 제3의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옹호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 `無에서 有로`..뭔가 다른 사이버머니

 

비트코인은 2008년 정체 불명의 프로그래머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만들어졌다. 2009년부터 발행, 유통되기 시작했고 불과 4년만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와 거래처가 급속히 불어났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화폐로 주목되는 이유는 교환수단, 가치저장, 가치척도라는 화폐의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하기 때문이다. 사실 가상화폐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싸이월드의 `도토리`나 평소 선물로 주고받은 `기프티콘`도 일종의 가상화폐다. 돈으로 살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교환도 가능하다. 

 

하지만 보통 가상화폐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발행 주체가 없다. 돈을 찍어내듯 비트코인을 찍어내고 이를 관리하는 중앙은행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하는 P2P 형태로 다수가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란 주체가 비트코인을 통제하진 않고 있다는 얘기다. 또 수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한정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흡사 금과 같다.

 

◇ 어디서 구하나..채굴하거나 돈 주고 사야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채굴을 하거나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현금을 주고 사는 것이다. 이 역시 금과 유사하다. 채굴 과정은 땅을 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을 '캔다(mining)'고 표현한다. 그만큼 캐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은 처음에 만들어진 것처럼 복잡하게 암호화된 프로그램을 푸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보통의 컴퓨터로 이를 풀려면 수년이 걸릴 정도라고 한다. 대용량의 슈퍼컴퓨터가 필요한데 장비를 구입하는 비용은 물론 전력사용량까지 만만치 않다. 또 암호화 프로그램은 풀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풀려는 사람이 많을 수록 문제의 난이도는 높아지고 일정 시간동안 풀 수 있는 인원 수도 제한돼 있다.

 

대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비트코인을 캘 수 있고 익명으로 거래되지만 거래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문제를 풀면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을 얻게 된다. 또 10분간 이뤄진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도 가질 수 있다. 중앙서버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점은 평등성을 대변한다.

 

최근에는 이런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도 있다. 비트코인을 얻는 두번째 방법이다. 기존의 화폐로 비트코인을 구입해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마운트곡스나 중국의 BTC 등이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비트코인 거래소다. 한국에도 비슷한 형태의 거래소가 있다. 언뜻보면 보통의 환전소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환전소처럼 일정규모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하지만 수수료 규모는 상당히 저렴하다.

 

▲ 비트코인의 전체 규모와 채굴 추이 전망(출처:ECB)

 

◇ 중앙집권 아닌 평등의 혁신..거래 늘면 몸값 뛴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비트코인을 통제하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관리하는 국가나 은행이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통화량을 조절하거나 파산할 우려도 없다. 오랫동안 화폐는 각국의 중앙은행의 통제대상이었지만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규제범위의 밖에 있다. 오로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가격이 오른다. 사람들은 이점에 특히 더 열광하고 있다. 기존의 화폐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으로 은행의 고액예금에 대한 헤어컷(손실)을 실시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정부와 은행이 내 자산을 보호해줄 것이란 믿음을 깨뜨리면서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띄운 것이다.

 

게다가 발행규모가 정해져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희소성을 높인다. 이론상 절대적인 통화량 증가에 따른 인플레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100만 비트코인만 발행되도록 설계했고 이 중 3분의 1 가량이 세상의 빛을 봤다. 갈수록 발행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비트코인만의 희소가치 특성도 몸값을 더욱 띄우고 있다. 화폐로서의 역할과 동시에 투자수단으로 부각된 것이다. 이는 과거 금의 역사와도 흡사하다. 금은 더이상 통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투자대상으로 자리를 굳혔고 최근까지 거품 논란이 부각될 정도로 각광받았다.

 

비트코인은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화폐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뛰고 있다.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성숙된 통화로 자리한다면 다른 통화들처럼 상대적으로 안정된 비율로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트코인을 인터넷에 비유했다. 처음엔 접근성이 제한되고 가격이 비쌌지만 이젠 누구나 손쉽게 활용가능한 툴이 됐다는 설명이다. 또 오픈소스 형태이기 때문에 혁신이 빠를 수밖에 없고 참여나 적용에 전혀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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