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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신드롬]④열쇠는 중국이 쥐고있다

  • 2013.12.03(화) 08:46

중국인들 비트코인에 몰려 채굴·거래규모 압도적
사이버머니 막은 전례 있어..비트코인은 쉽지 않을듯

최근 중국 관영언론인 차이나데일리는 톱기사로 비트코인 내용을 실었다. 1면뿐 아니라 2면부터 5면까지 빼곡하게 비트코인 내용이 채워졌다. 중국인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뜨꺼운 관심을 반영한 셈이다.  관영 CCTV 역시 지난 봄 비트코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러시가 나타난 계기도 CCTV 방송인 것으로 지목될 정도다.

 

최근 비트코인 값은 고삐풀린 망아지를 연상케한다. 지난해말 14달러를 밑돌았지만 최근 1000달러로 직행했다. 올해 상승률을 따져보면 7600%에 달한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는 중국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들이 비트코인에 눈독을 들이면서 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 비트코인 가격 급등, 중국이 부채질?

 

실제로 중국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중국은 비트코인이 채굴되는 최대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비트코인 정보제공업체인 비트코인애버리지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전 세계의 6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최대 거래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중국인들사이에서는 이미 인기 투자 수단으로 부상했다. 한때 중국인의 최근 투자1위 목록은 부동산이었다. 그러다 주식시장에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증시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면서 비트코인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차이나는 일평균 거래량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고 2011년6월 설립 후 2년만에 전 세계 비트코인의 30%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비트코인 채굴에도 열광적이다. 중국인들은 동호회 같은 모임을 결성해 1만2000~1만5000달러(1300~1600만원)에 달하는 장비를 사들여 비트코인 캐기에 여념이 없다. 채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상당한 인기다. 이들이 캐낸 비트코인 규모는 전 세계에서 버금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 업체인 샨다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을 산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샨다는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업체인 동시에 주요 고객들도 IT에 밝은 젊은 층이다.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업체인 바이두 역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했다. 

 

◇ 중국 정부 아직은 팔짱끼고 있지만

 

이처럼 세계 최대 인구 중국이 비트코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그저 흥미를 자아내던 가상화폐가 10수억이라는 거대한 인구들이 사용하는 주체적인 수단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정부가 일정부분 경제를 통제하는 사회자본주의 국가에서 비트코인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수긍이 간다. 중국인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무제한 해외송금이 가능하다. 본래  중국은 개인이 1년에 5만달러 이상을 중국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게 돼 있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수수료도 없다.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의 고민도 커질만 하다. 비트코인에는 세금이 매겨지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확산될 경우 중국의 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투자규제가 가장 심한 곳인 중 하나가 중국이지만, 아직까지 당국이 비트코인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다. 관심을 기울일만한 규모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 영향력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BTC의 링케 양 사장은 "절대적인 가치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레이더망에 들어있지 않다며 "위안화 가치에 영향을 줄 정도는 못된다"고 말했다. 미래에는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않다. 양 사장은 "중국 경제와 연계가 높은 미국과 유럽이 먼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사이버머니 금지한 전례 있어..내년 분수령

 

사실 이미 비트코인 이전에 중국에서는 'Q코인' 이라는 가상화폐가 유행했다. 수년간 Q코인은 중국 현금 경제의 13%에 달할 정도고 급격히 사용량이 증가했고 위안화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처음엔 게임머니에 활용됐지만 심지어 공공장소에서 이를 교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각종 상점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았다. Q코인을 만들어낸 텐슨트란 기업에 관련 사업 중단을 명령했고 Q코인 열풍도 잦아들었다. 비트코인은 중국이 Q코인의 싹을 잘라낸 뒤 수개월 뒤부터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이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비트코인의 경우 오픈 소스 형태이고 한 기업이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을 중국 공무원들도 알고 있다. 중국인이 유독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중국이 규제 여부를 고민할 수도 있는 내년이 비트코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의 미래의 키를 미국이 아닌 중국이 쥐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이 활성화되면, 중국으로서는 절대 넘기 힘든 벽인 달러의 지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중국 입장에선 긍정적인 시선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의 영향력이 약화되면 그만큼 위안화의 국제화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방대한 달러자산을 보유한 주체라는 점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중국 규제당국은 비트코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비트코인의 합법성을 인정하긴 어렵지만 인터넷 상의 거래인만큼 대중의 참여는 자유"라고 말했다.

 

▲ 지난 13일 현재 비트코인을 만든 노드(node) 규모. 노드는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이용자를 뜻한다. 중국이 독일을 추월하며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상)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중국의 비트코인 발행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중)

최근 구글에서 국가별 비트코인에 대한 검색 추이. 유독 중국의 비트코인 검색 규모가 급증했다(하)(출처:레디트닷컴, 제네시스블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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