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한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으로 부상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오는 26일 1차 TV 토론이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국내 증시 역시 이를 통해 승자의 향배를 점치며 직간접적인 여파를 주시할 전망이다. 동시에 클린턴 수혜주와 트럼프 수혜주 찾기에도 부심 중이다.

◇ 1차 TV토론 분수령 지목
지난 21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후 증시 관심은 곧바로 오는 11월8일 예정된 미국 대선으로 이동했다. 때마침 26일 1차 TV 토론이 예정되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초기만해도 클린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건강이상설 등이 증폭되면서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26일을 시작으로 세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TV토론은 이들이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처럼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았던 과거에는 1차 TV 토론이 향후 승자를 점치는데 상당히 중요한 가늠자로 작용해왔다. 1980년 이후 9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TV토론전 지지율 격차가 5% 이내였던 경우는 총 5번이었고, 5번 모두 1차 TV토론 승자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 입장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정책 일관성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여당이 승리를 거머쥐면 뉴욕 증시와 달러가 강세를 대체로 보였다. 이번 역시 클린턴이 승리하면 채권보다 주식이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가운데 성장주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대로 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 기존 정책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에는 대선 경쟁 내내 황당 발언을 쏟아내고 극단적인 성향이 짙은 트럼프 후보가 맞상대여서 트럼프 승리 시 시장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클린턴 이기면 친환경에너지 수혜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의 수혜업종을 살펴보면 민주당이 승리하면 신경제 업종에 속하는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가 선전했고 공화당이 승리를 거두면 에너지와 소재, 필수소비재 등 구경제 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증시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 각각의 승리에 따른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올 대선에서는 에너지와 헬스케어, 바이오업종에서 희비가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린턴은 지구 온난화를 우려해 청정 에너지 강국을 외치고 있어 클린턴 당선시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태양광 발전을 5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트럼프는 재생에너지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이고, 석탄 등 전통에너지를 선호하고 있다. 오바마 정권에서 중단시킨 키스톤 XL송유관 건설프로젝트 재추진을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클린턴 승리시 태양광 종목이 돋보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퍼스트솔라, 선파워, 솔라시티, 썬런, 넥스트라에너지 등이 주목받고 있고 국내 증권가에서는 한화케미칼, OCI, LS 등이 클린턴 승리시 돋보일 신재생에너지주로 꼽힌다.
◇ 트럼프 당선시 제약·바이오에 우호적
헬스케어업종도 미국 대선에 민감하게 반응할 섹터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인 오바마케어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가 목표다.
오바마케어는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클린턴이 이기면 보험가입 인구 확대와 의료서비스 활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병원과 의료시설, 의료보험 수혜가 예상된다. 반대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관련 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클린턴은 처방약 가격 규제를 주장하고 있고 트럼프는 약가 규제 의지가 크지 않은 상태다. 클린턴은 오리지널약품 약가를 낮추고, 저렴한 복제약 사용을 늘려 약 처방과 관련된 정부 지출을 줄이려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제약산업과 바이오산업 입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나 화학물 복제약의 미국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는 클린턴 당선이 유리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의료서비스 대표종목으로는 HCA홀딩스, 유니버셜헬스서비스를, 의료보험 대표종목으로는 유나이티드헬스, 애트나, 앤섬 등을 지목했다.
국내 헬스케어 관련주로는 셀트리온과 뷰웍스 등이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현대증권은 약가인하 압력 강화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되면 셀트리온에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뷰웍스는 오바마케어가 지속되면 디지털 엑스레이 전환 정책 등이 유지되면서 뷰웍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