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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주말엔 '모하' 나들이

  • 2017.08.11(금) 10:12

②생활습관을 바꾸면 돈이 보인다


2017년 8월11일. 일주일 중 5일은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들에게 주말은 희망이다.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며 월화수목금을 버텨내는 건 아닐까. 시체가 되어 밀린 잠을 몰아 자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 바로 주말의 존재 이유다.  

주말 아침. 파란 하늘에는 잠자리 떼가 날아다니고 연둣빛 나뭇잎 틈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들어온다. 나무 그늘 아래 단잠은 꿀맛 같다. 달콤하다. 그런데 갑자기 시끄럽다. "엄마 엄마" 내가 마구 흔들린다. 지진이 일어났나. "엄마 엄마"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뒤흔든다.

아차 꿈이었다. 옆엔 엄마를 부르며 나를 깨우는 예쁜 딸이 있었다. 그래, 주말의 존재 이유는 잠이 아니라 예쁜 내 딸이었지. 이렇게 위로하며 주말에도 어김없이 이른 아침을 맞는다.

아침밥을 차려주고 널브러진 밥풀떼기와 엎질러진 국물을 치우고 또 아이 목욕을 시키고 났는데도 아직 8시다. 세상에나! 하루가 너무 길다. 이대로 집에 있는 건 너무 가혹하다. 어디라도 나가야 한다. '오늘은 또 어딜 가지?' 아이 엄마 아빠의 매주 고민거리가 시작된다. 

남편이 아이와 뒹굴며 아이에게 묻는다. "엄마 아빠랑 어디 놀러 가고 싶어? 다른 집에 놀러 갈까?" 어딘지도 모른 채 그저 놀러 간다니 아이는 좋다고 소리친다. 남편은 목적 달성을 위해 다시 한번 묻는다. "우리 새집 구경하러 갈까. 예쁜 집?" 아이의 환호성과 함께 우리는 집을 나선다. 


가족 나들이의 고정관념을 깨라

우리 가족의 주말 나들이는 모델하우스 이른바 '모하'다. 토요일은 대부분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나 관심지역 부동산을 살펴본다. 관심지역 부동산 물건들을 탐색한 후 그 지역의 공원이나 관광지, 맛집 등을 찾아가는 게 우리 가족의 주말 일상이다.

아이가 24개월 미만이라면 대부분 모델하우스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옥죄기에 나서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질 순 있지만 몇 시간씩 줄을 서야만 모델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는 요즘 같을 땐 엄청난 혜택이다. 

최근 모델하우스는 아이를 동반한 고객층을 위해 유아 놀이방도 작게나마 마련하고, 풍선과 주스를 나눠주는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규 분양이 없는 주말은 기존 주택을 탐방한다. 관심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들어가 궁금한 걸 묻기도 하고, 전반적인 동네 분위기를 살피기도 한다. 기회가 된다면 매물로 나온 물건을 보기도 한다. 

아이가 있어 재테크에 관심을 둘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다. 아이와 함께라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를 끌고 다니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함께 걷고 보고 대화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쉽다면 근처 가볼 만한 곳에 들러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놀아주면 된다. 집 근처 매일 가는 놀이터, 마트가 아니라 더 다양한 지역에 놀러 다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금융회사 지점을 마실 삼아 다녀라

평일도 마찬가지다. 워킹맘에게 재테크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도 많은데 그야말로 '틈틈이' 해야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도 좋고, 여유시간이 생긴다면 증권사나 은행 지점에 들러라.

고액 자산가만 영업점에서 자산관리를 받고, 상담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설령 그렇다 한들 그들이 내 자산이 얼마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여윳돈이 있는데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상담 좀 받으려고요"라는 한마디로도 나는 VIP가 된다. 그들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고객을 마주할 기회를 준 것으로 생각하자. 

운이 좋으면 지점장과 직접 마주할 때도 있다. 그러면 적게는 20년, 많게는 30년 동안 쌓아온 각종 노하우와 정보를 들을 수 있다. 가끔은 해당 지점 VIP를 대상으로만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추천받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각종 정보를 얻어봐야 돈이 없으면 무슨 수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들이 준 투자 조언 가운데 필요한 내용만 참고하면 된다. 만약 부동산 60%, 채권 30%, 주식 10%의 비중으로 투자를 조언했고, 그 전략이 나에게 맞는다고 판단하면 1000만원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 600만원은 부동산 관련 펀드에, 300만원은 채권상품에, 100만원은 주식에 투자하는 식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가짐 때문에 위축되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를 바꿔라

그렇다고 꼭 전문가만 찾을 필요는 없다. 누구를 만나든 대화의 주제를 재테크로 이끌어보자.

돈에 관심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재테크를 하고 있고, 본인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알고 있는 정보를 전해줄 수도 있다.

친구들과 만나 시시콜콜한 연예인 얘기도 좋지만 돈 버는 대화도 해보자. 관심사에 대한 대화니 재미도 있고,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볼 때가 많다. 가볍게 던진 질문이지만 조금만 대화가 오가면 더욱 심도 있는 수준까지도 갈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상대방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결론을 내기도 한다.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A는 주식, B는 펀드, C는 부동산에 주로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로는 전문가 못지않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언젠가 주식에 투자하면 A에게, 부동산을 살 땐 C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맥이 꼭 대단한 출세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겠나. 실생활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다면 이 역시 훌륭한 인맥 활용이 아닐까. 주변 사람들과 육아는 물론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면 워킹맘에겐 가장 좋은 짬짬이 정보 활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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