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탁고가 1000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호조에 힘을 실었다. 지난 3월 말 983조원이었던 전체 운용자산(AUM, 설정원본 기준)은 4월 들어 10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6월 말 1013조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순익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만의 잔치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익을 제외한 10개 운용사 순익의 경우 602억원으로 오히려 1분기(629억원)보다 줄었다.
매년 1위 자리를 지켜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에도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416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이며 7개 분기만에 최대로 뛰어올랐다. 평소 괴력의 원동력이었던 지분법손익 증가폭이 주춤한 가운데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영업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1분기 잠시 1위 맛을 봤던 삼성자산운용이 전 분기와 엇비슷한 이익을 벌어들며 2위로 선방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분사 여파로 고전한 후 올해 들어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운용을 포함한 연결 분기 순익은 1분기와 동일한 164억원을 기록하며 더 양호한 흐름을 연출했다.
3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실로 오랜만에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한때 한화자산운용에까지 밀리며 5위까지 추락했던 한투운용은 절치부심 끝에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한동안 간판 펀드들이 고전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펀드 수탁고가 늘어나면서 올해 반전 드라마를 제대로 쓰는 모습이다. 한투운용의 6월 말 전체 운용자산은 46조4899억원으로 3월 말 대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2위 자리를 굳게 지키다 석 달 전 3위로 내려앉은 KB자산운용은 3분기째 주춤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대체투자 부문 강화에 나서면서 인건비 등 일시적 비용이 크게 증가한 여파인 만큼 하반기 진검승부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화자산운용도 지난해 고공비행 후 속도 조절에 들어갔지만 대체투자 덕분에 대부분의 자산운용사와 달리 2분기 순익이 전 분기 대비 늘어났다.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신한BNP파리바운용도 판관비 등 일시적 비용에 발목이 잡혔고 2계단 내려서면서 NH아문디자산운용과 자리를 바꿨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6월 조직개편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대체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태여서 하반기에도 순위를 유지할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