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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원유 개미 소송전 비화⋯핵심 쟁점 3가지

  • 2020.05.18(월) 11:15

투자자 "사후 통지 명백한 투자 결정권 침해 행위"
삼성운용 "투자자 보호 외 다른 목적 일체 없어" 

원유 선물을 기초 자산으로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 방식 변경에 대한 삼성자산운용과 투자자간 갈등의 쟁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사전고지 없이 기초 자산을 임의로 교체해도 문제가 없는지 여부와 설령 그러한 재량을 갖고 있더라도 어느 선까지 인정해야 할지에 대해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운용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의무, 이른바 '선관주의 의무' 관점에서 기초 자산의 임의 교체 결정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쟁점1. 기초자산 분산 결정 사전고지 의무

투자자들이 삼성자산운용의 기초자산 임의 변경과 관련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사전 고지 없이 결정을 했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당시로 돌아가보자. 기초자산 분산 단행 전인 지난 달 22일 당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6월 WTI 선물 가격은 1배럴 당 20달러 선을 웃돌다가 장중 저점인 6.5달러 수준까지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21일에는 5월물 가격이 –37달러 대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삼성운용은 6월물 가격도 마이너스로 급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여기에 해당 ETF가 차지하고 있던 전체 시장 점유율이 10%에 육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전 공지를 하는데 있어 리스크가 컸다는 입장이다.

운용사측은 "전체 선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9.5%)이 상당한 만큼 월물 분산 결정을 사전에 공지했다면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선행매매 등으로 인해 오히려 기초자산의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투자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한 투자자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자산운용이 월물 비중 교체에 대해 사후 통지를 한 것은 명백한 투자 결정권 침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투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투자자들이 지면 될 일인데 운용사가 투자자를 보호한답시고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납득이 안된다"며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운용사가 중간에 추종 월물 비중을 통보도 없이 교체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가 과연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국 최대 원유 ETF인 USO(United States Oil)는 6월물 비중을 기존 100%에서 20%로 감축하기 전 이를 공시한 바 있다.

#쟁점2. 펀드 운용 재량의 범위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의 법률 대리인인 진재용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펀드의 운용 권한은 삼성운용 측에 있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운용과 관련한 재량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되는지 여부는 법정에서 따져볼만하다는 입장이다.

기초자산 분산 결정 당시 해당 상품의 추종 비중이 가장 컸던 6월물 가격이 널 뛰는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투자설명서만 읽어 봤을 때 이 같은 운용 일변도를 예측하기는 금융 투자 전문가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진 변호사는 "이른바 상품의 '아이덴티티(정체성, 본질)'가 완전히 변하도록 기초자산을 바꾸는 것이 운용 재량에 포함될 수 있는지 충분히 따져볼 만한 부분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운용은 투자 설명서에 기재된 것처럼 투자 전략 및 위험 관리는 시장상황의 변동, 당사 내부기준 변경 또는 기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는 펀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필요에 따라 장내파생상품 및 장외파생상품을 조합하거나 어느 한쪽으로 운용대상 자산을 적절히 변경해 운용할 수 있다"며 "해당 상품의 신탁약관 제 1조 제3항에 따라 상기 방법 이외의 기타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운용될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쟁점3. 리스크 베팅 VS 투자자 보호

이와 더불어 선관주의의무도 핵심 쟁점 사항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관주의의무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로서, 쉽게 말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주의 의무를 의미한다. 즉, 자산운용사는 운용사로서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이를 운용하는 보통의 의무를 가리킨다.

문제는 이번 기초자산 비율 분산이 선관주의의무에 입각한 결정이었냐는 부분이다. 투자자들의 경우 이미 확대된 변동성을 감안하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고수익 창출을 위해 상장폐지(상폐) 위험을 알고도 리스크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기초자산 비율을 갑작스레 조정하는 바람에 투자의도와 상관 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된 것이 과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관주의 의무에 기초한 결정이었냐는 지적이다.

진 변호사는 "삼성운용에서 말하는 상폐의 위험, 거래정지 등의 위험을 투자자들은 이미 인식하고 고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내막도 수렴하지 않은 채 전혀 다른 성격의 상품으로 만든 의사결정 자체가 과연 선관주의의무에 입각한 결정인지 법원에서 따져 볼만한 좋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삼성운용은 펀드의 안정성 제고와 연속성 추구라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6월물 종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투자금액 전액 손실은 물론, 거래중단 및 상폐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가 아닌 선물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등을 염려한 조치는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섬성운용은 "집합투자업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절한 안정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전적으로 투자자분들의 자산인 본 펀드가 최악의 상황에 도래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취해진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 외 재무적 리스크 발생 방지와 같은 다른 목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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