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마무리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에 쌓여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미국 의회 부채한도 협상 등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관련 추가 연구결과 발표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도 이어지면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가에선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상장사가 해당되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기준일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어지는 대외 변수…불확실성 커진다
오는 15일은 미국 재무부가 정부 지출 지불 능력이 고갈된다고 예고한 시점이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서한을 통해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의회에 부채한도 인상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8일 하원에 이어 9일 상원에서도 정부의 부채한도를 늘릴 수 있게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현재 인상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민주당 의원의 동의만으로 부채한도를 늘릴 수 있게 돼 사실상 디폴트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된다.
같은 날 중국에서는 지준율 인하가 시행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앞서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12%에서 11.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지준율 인하로 중국 시중에 풀리는 자금은 약 2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준율 인하 자체보다는 이후의 신용 확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준율 인하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인 만큼 지준율 인하 이후 신용 확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중국 신용자극지수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신용 확장이 통상적으로 기업 이익에 6~9개월 선행한 것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에 기업이익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에 열리는 12월 미국 FOMC 회의도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다. 특히 이번 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조기 종료다. 시장에서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내년 3월로 예상하는 만큼 테이퍼링 일정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14일에 발표될 예정인 미국 생산자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여기에 조기 테이퍼링까지 결정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 관련 추가 연구 결과도 이번 주 중 발표된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이 전염성은 높지만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심각성에 따라 세계 경제 회복이 더뎌지고 그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번 주에 일어나는 이벤트가 모두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면서 "예상대로 흘러가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랠리가 이어지겠지만 그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면 증시는 다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 배당주 매력 'UP'
이처럼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 속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배당주의 매력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 기준일이 다가오면서 배당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 배당금을 받으려는 투자자는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뿐 아니라 증권주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증권주 주가는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9% 가까이 올라 같은 기간 6% 남짓 오른 코스피 지수 상승률를 웃돌았다. 증권주 중에서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11%, 8% 상승했다. 이외에도 대신증권(12%), 한화투자증권(12%), SK증권(10%)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확실한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상대적으로 단기 배당과 같은 확실한 투자포인트를 보유한 업종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주 상승에 코스피 3000선 재탈환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9828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0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기관이 48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409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공통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카카오뱅크가 자리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단에 그간 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이름을 올리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확인됐다.
지난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카카오페이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카카오뱅크,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카카오뱅크와 SK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자우도 상위 목록에 올랐다.
계속되는 스팩주의 등장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의 상장 도전은 계속된다. 13일과 14일에는 하나금융스팩20호와 NH스팩20호가 각각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다. 두 종목은 이어 16~17일에 나란히 일반 공모청약에 나선다.
15일과 16일에는 코스닥 이전 상장에 나서는 래몽래인과 애드바이오텍이 기관 수요예측을 시행한다.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한 툴젠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 넘게 상승한 가운데 래몽래인과 애드바이오텍이 툴젠의 뒤를 이어 코스닥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세대 벤처캐피털(VC) KTB네트워크는 1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50.19대 1의 경쟁률에 그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하단인 5800원에 확정했지만 이달 6일과 7일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는 327.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5800억원으로, KTB네트워크는 이번 공모를 통해 116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