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입는) 컴퓨터 시대가 열리면서 제품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를 촉발한 제품이 구글의 안경형 '구글 글래스'였고 이후 삼성전자가 시계형 '갤럭시 기어'로 바통을 이어 받았다면 최근에는 귀에 착용하는 형태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나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귀에 거는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터가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신생 정보기술(IT) 기업 룩시는 귀에 거는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고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은 귀를 활용한 웨어러블 컴퓨터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이나 일본 게이오대학 등에서도 귀를 이용한 미래형 컴퓨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MP3 제조사 아이리버는 '아이리버 온(iriver on)' 이란 헤드셋 형태의 제품을 지난 7월말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귀 보다 정확히는 목에 걸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 방식이다. 아이리버 온은 심박수를 체크하고 실시간으로 운동 정보를 제공해 운동을 도와주는 일종의 만보계다. 운동 중 음악 감상 및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아이리버는 모바일 건강측정기구 전문기업인 미국 발렌셀의 퍼폼텍(PerformTek) 기술을 도입해 높은 정확도 수준의 심박수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귀를 이용한 웨어러블PC는 다른 형태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IT 연구소인 윈터그린 리서치는 "소리는 가장 보편적인 소통 방법이므로 귀를 활용한 웨어러블 컴퓨터의 성장세는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귀에 걸치는 방식은 음성과 음악 같은 소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컴퓨터와 찰떡궁합이라는 설명이다.
▲ 아이리버가 내놓은 피트니스 이어셋 '아이리버 온'(위)과 룩시의 웨어러블 카메라 'LX-3'(아래) |
웨어러블 컴퓨터 전체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제조사들이 구글과 삼성전자 같은 주요 업체들부터 퀄컴이나 ZTE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세계적인 통신 반도체 제조사 퀄컴은 시계형 '토크'를 내달 2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 공개된 이 제품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 혹은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퀄컴의 독자 기술인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 퀄컴은 내달 2일에 스마트워치 '토크'를 350달러에 판매하기로 했다. |
중국 휴대폰 제조사 ZTE는 내년에 안경형을 포함한 다양한 웨어러블 컴퓨터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ZTE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컴퓨터 제품에도 가격 경쟁력을 접목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구글과 삼성전자 외에도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에 참여하는 제조사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까지 3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보다 3배 가량 커진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귀와 관련된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 규모는 오는 2016년까지 18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