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에 이어 네이버의 인맥구축서비스(SNS) '밴드'에서도 소액송금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카카오톡이 메신저 자체를 전자지갑 처럼 사용한다면 밴드는 링크를 타고 넘어가 외부 전자결제를 이용하는 간접 방식이라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11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운영하는 밴드에 전자결제 전문업체 옐로페이 등의 소액송금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밴드에 송금 기능을 붙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도입 방법이나 시기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라며 "밴드 자체에 결제 시스템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밴드는 동창회나 동아리 등을 위한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다. SNS 특성에 맞게 모임에 필요한 회비를 회원 수에 맞춰 계산하는 'N빵 계산기'라는 회비관리 기능이 있다. 여기에 소액송금 서비스를 덧붙인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밴드 모임에서 회비를 걷기로 하면 회원들은 은행 계좌이체를 이용할 필요없이 밴드에서 제시하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돈을 모을 수 있다. 다만 송금 과정이 밴드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옐로페이 같은 외부 업체의 앱에서 진행된다.
사용자는 밴드에서 제시하는 결제 앱을 클릭해 해당 서비스로 넘어가야 비로서 송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밴드는 단지 결제 앱들을 소개 및 안내해 주는 역할에 그친다. 네이버 측은 "밴드에 다양한 결제업체들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 주는 차원이고 옐로페이는 그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톡이 준비하는 소액송금 서비스와 방식면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시중 15개 은행과 협력해 '뱅크월렛 카카오'을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에 등록된 사람끼리 카카오 계좌에 있는 돈을 주고 받는 것으로, 카카오가 송금 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챙긴다.
반면 밴드는 결제업체 주소를 걸어주고 해당 서비스로 넘아가게 하는 일종의 아웃링크 방식이라 송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사용자가 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해당 결제 앱에 별도로 회원 가입을 해야한다.
네이버 밴드가 다소 느슨하게 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를 계기로 금융업으로 영토를 확장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미 카카오를 비롯해 중국 위챗과 미국 페이스북 등이 SNS 플랫폼에 전자결제 및 상거래 서비스를 덧붙이면서 IT와 금융이 결합한 신종 서비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밴드는 카카오톡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가입자(2800만명)를 확보하고 있어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