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금융업체들과 협력해 결제 분야에 손을 대는가 싶더니 이를 이용해 콜택시나 각종 콘텐츠 사업으로 가지를 뻗치고 있다. 글로벌 메신저이자 경쟁자인 '왓츠앱'이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면 라인과 카카오톡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콘텐츠를 하나둘씩 붙여나가며 모바일 세계의 관문인 '포털'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을 운영하는 일본 라인주식회사는 지난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스트리밍형 라디오 음악 서비스 '믹스라디오(MixRadio)'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믹스라디오는 원래 핀란드 노키아가 서비스하다 지난 4월 MS가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인수하면서 MS 산하로 들어갔다. MS는 믹스라디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다고 판단해 매각처를 찾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주식회사는 믹스라디오 인수 금액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 서비스가 세계 31개국에서 수백만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인과 결합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믹스라디오는 무료로 개인별 맞춤 음악을 틀어주는 서비스다. 라인은 이와 별도로 내년에 '라인 뮤직'이라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었는데, 믹스라디오 인수를 계기로 음악 콘텐츠 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음악 뿐만 아니라 세계 검지족에게 '통할' 콘텐츠를 발굴하는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라인주식회사는 지난 10월 일본 만화를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하기 위해 일본 코단샤, 쇼카쿠칸 등 대형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관련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미국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세계 150개국 이상 이용자를 확보한 일본 게임개발사 '트랜스리미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앞서 라인주식회사는 지난 17일에 모바일결제 기능의 '라인 페이(LINE Pay)'를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는데 결제를 매개로 라인의 모든 서비스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9월과 11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전자결제 및 송금서비스를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결제에 이어 스마트폰 기반 콜택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른바 카카오택시를 서비스하기 위해 서울 255개 택시회사 연합인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 교통카드인 티머니 발행사 스마트카드와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불거진 검열 논란으로 사생활 보호 기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함에 따라 서비스 확대 행보에 잠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결제 서비스를 정식으로 내놓은데 이어 내년 1분기에 콜택시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영역 확대에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이 본연의 메신저 기능을 뛰어넘어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해외 경쟁 메신저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다. 라인과 카카오톡의 누적 가입자 수는 각각 5억7000만, 1억6000만명에 달하고 있으나 실제 지표라 할 월간 활성이용자(MAU)수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라인의 MAU는 1억7000만, 카카오톡은 4800만명 수준으로 미국 왓츠앱(6억명)과 중국 위챗(4억6000만명)보다 한참 뒤쳐지고 있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기존 인터넷 검색포털 네이버·다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에서도 포털형 서비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지 맞춤형 서비스에다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될 콘텐츠를 갖추면서 이용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