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의 월간활동자(MAU)가 9억명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50% 성장한 수치다. 토종 메신저인 다음카카오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 성장세가 둔화된 것과 대조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왓츠앱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얀 코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왓츠앱 MAU가 9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MAU는 왓츠앱 같은 모바일 메신저의 활성화 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왓츠앱은 지난 2009년 야후 직원이던 얀 코움과 브라이언 액튼이 설립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190억달러(한화 23조원)에 인수해 화제를 일으켰다.
왓츠앱은 지난 4월 MAU 8억명을 돌파한 이후 넉달만에 1억명이 추가로 불어난 것이다. 작년 8월만 해도 6억명이었으나 약 13개월만에 50%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속도라면 조만간 10억명 달성도 어렵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MAU 10억명을 확보하기까지 약 8년이 걸렸는데 왓츠앱의 성장세는 이보다 빠른 셈이다.
페이스북이 직접 서비스하는 '페이스북 메신저'도 MAU가 7억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에 10억달러에 인수한 사진공유앱 '인스타그램'은 3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세계 최대 시장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와 함께 거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텐센트가 'QQ'와 '위챗'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와 국내 시장에 머무르고 있는 라인과 카카오톡은 아직 갈길이 멀다. 올 2분기 기준 라인과 카카오톡의 MAU는 각각 2억1000만명, 4807만명이다. 왓츠앱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수치다.
무엇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네이버가 지난 2011년 6월 출시한 라인은 지난 1년간 MAU 증가율이 24%다.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4개국의 MAU는 이 기간 늘었으나 그외 다른 지역에선 최근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 2분기 주요 4개국 MAU는 1억3000만명으로 전분기(1억2300만명)보다 700만명 늘었으나 기타 지역 MAU(8100만명)는 전분기(8200만명)보다 오히려 100만명 감소했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2010년 3월에 출시한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톡의 올 2분기 글로벌(국내 포함) MAU는 1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73만명이 감소했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선 MAU가 매분기 소폭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선 지난 2013년 4분기 정점(1489만명)을 찍은 이후 뒷걸음질치고 있다.
왓츠앱은 엄청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나 당분간 이용자 확대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버는 일은 나중에 하겠다는 얘기다. 무료 서비스인 라인 및 카카오톡과 달리 왓츠앱은 사용 첫해에 연간 1달러를 내고 사용하는 유료 서비스다. 이 외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다. 창업주가 광고나 게임 등 부가 서비스를 붙이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집중하겠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토종 메신저들은 게임과 스티커, 콘텐츠, 전자상거래 등 부가 서비스를 활발하게 붙이며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용자 확대'와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두느냐를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라인과 카카오톡은 각각 광고와 게임 사업 분기 매출이 빠지면서 올들어 처음으로 역성장을 보이는 등 서비스 4~5년만에 벌써부터 성장 엔진이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