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올해초 나란히 내놓은 콜택시 서비스가 엇갈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선보인 '라인 택시'는 반년이 지났으나 여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반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가 단기간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리무진 택시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3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를 통해 선보인 '라인 택시'는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라인 택시(Line Taxi)'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앱 상에서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을 통해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고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다.
▲ 네이버 라인주식회사가 올해 초에 출시한 야심작 '라인 택시(Line Taxi)'. |
지난 1월에 도쿄 시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후쿠오카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라인 택시는 자체 결제 서비스 '라인 페이(pay)'를 적용, 이용자가 택시 호출은 물론 결제까지 스마트폰으로 한번에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라인주식회사는 라인 택시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라인 택시는 서비스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대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서비스 부진 이유를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 현지의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택시는 등록대수나 주문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라인페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주문수가 기존 계획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라인주식회사는 신사업인 택시가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존 수익 모델인 라인의 모바일 광고 매출도 감소하는 등 이중고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라인주식회사의 올 2분기 연결 매출은 278억엔(한화 26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억엔 가량 빠지기도 했다. 라인주식회사는 1년 전만 해도 분기마다 20~30%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 2분기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이에 비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성공을 바탕으로 O2O 사업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3월31일 정식 서비스한 카카오택시는 출시 40여일 만에 누적콜수 100만건을 돌파하는 등 기대 이상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택시 성공에 힘입어 다음카카오는 오는 10월경에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고급택시'를 내놓을 계획이다.
▲ 다음카카오가 지난 3월 내놓은 카카오택시는 '안전하고 간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고급택시는 배기량 2800cc 이상의 벤츠 등 리무진 승용차를 이용자가 앱을 이용해 호출하거나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토교통부가 고급택시 차량의 기준을 기존 배기량 3000cc에서 2800cc 이상으로 완화하면서 다음카카오 같은 콜택시 서비스 업체에 기회가 열린 것이다. 다음카카오측은 "고급택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앱을 구현하는 방식이나 다른 사업자와의 협업 등에 대한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택시 외에도 유통 부문에서도 더 강화된 O2O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카카오 오더'는 이용자가 매장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카카오 앱으로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다. 이와 함께 이용자의 오프라인 매장 재방문 주기를 단축하는 데 효과적인 서비스인 카카오톡 ‘타임쿠폰’ 역시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