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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플랫폼 떼었다가 붙였다가`..답은?

  • 2016.01.22(금) 14:29

5년전 플랫폼 분할 'SK플래닛` 신설
SK플래닛은 앞으로 커머스사업만 집중
나머지는 재분할이나 SKT 복귀..`성과` 주목

▲ SK텔레콤 본사 SK-T타워

 

SK텔레콤이 급변하는 ICT 환경에 생존을 위한 조직개편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특히 5년 전 만해도 플랫폼 사업을 내부 별도조직으로 만들었다가 분사 시켰지만, 최근에는 다시 일부 플랫폼 조직을 가져오고 모습이어서 시행착오를 겪는 모양새다. 

 

◇플랫폼 떼었다가…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큰 변화를 겪었다. 당시 하성민 사장이 취임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MNO(이동전화사업)와 함께 양대 신성장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플랫폼 사장 조직을 신설했다. 공식 인사발령은 그해 3월 정기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총괄사장 하성민, 플랫폼 사장 서진우의 2인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이를 두고 "각 사업별로 책임경영과 자기완결성을 강화하고, 성장문화의 정착을 가속화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31일에는 MNO와 플랫폼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플랫폼 사업을 물적분할 시켜 100% 자회사로 분사시키기로 했다. 분사된 회사가 지금의 SK플래닛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 설립으로 통신과 플랫폼 영역별 특성에 맞는 자율 책임경영 구조와 기업 문화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MNO와 플랫폼 사업이 최적의 핵심역량과 기업문화를 강화해 무선 인터넷 시대를 보다 공격적으로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기존 통신 사업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플랫폼 사업에 최적화된 의사결정 프로세스, 기업문화, 역량 등을 만들기 위해 CIC(Company In Company)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그러나 CIC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의 '업의 속성'과 '기업문화' 차이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고, 비(非) SK텔레콤 고객과 해외로의 시장확대라는 플랫폼 사업 과제수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SK텔레콤은 "분할 후 플랫폼 영역은 보다 혁신적인 경영 시스템과 차별적인 기술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커머스, 위치, 미디어, 광고 등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플랫폼 혁신 및 신규 개발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플랫폼 사업을 MNO와 분리시킨 가장 큰 이유로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로 혁신 서비스 선점, 자유로운 운영 시스템과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기업문화, 단기적 수익보다 변화와 도전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함을 강조한 것이다.

 

▲ SK플래닛 시럽 서비스

 

◇SK플래닛의 '선택과 집중'

 

2011년 10월1일 출범한 SK플래닛은 사명부터 남달랐다.

 

플래닛(Planet)은 행성·세상이라는 뜻으로, 새로움이 넘치고 미지의 꿈이 담긴 커다란 세상이라는 의미와 함께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생의 에코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개인적인 관계, 새로운 거래관계, 새로운 사회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Platform + Networking'의 뜻을 담았다. 특히 상상의 공간에서 플랫폼 사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진취적인 철학을 담았다.

 

이 같은 SK플래닛이 SK텔레콤으로부터 가지고 나온 플랫폼 사업은 T스토어, T맵, 커머스, 뉴미디어 등 다양했다. 서비스 브랜드만 200여개에 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민이 생겼다. 플랫폼 사업은 다양한데, 정작 회사를 먹여살릴 핵심사업이 없는 게 문제였다. 서진우 사장은 고민 끝에 2014년 6월 선택과 집중을 결정했다. 시럽(syrup)을 론칭하면서 커머스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나머지 플랫폼 사업을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플랫폼 다시 붙였다

 

이후 2014년말 장동현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장 사장은 다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MNO와 플랫폼 사업 연계성을 강조했다. 또 SK텔레콤이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 플랫폼 사업으로 생활가치 플랫폼,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IoT 서비스 플랫폼을 꼽기도 했다.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그림이 다시 그려진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 사업전략은 2015년말부터 단계적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작년말에는 SK플래닛에 주력사업으로 꼽은 커머스만 남기고, 여타 플랫폼 사업은 별도 법인을 설립해 인적분할 시키기로 했다. 또 T스토어도 분할해 사업모델별 차별화된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기존 SK플래닛은 다양한 사업군이 병존해 커머스에 대한 전사적 역량 결집이 어려웠던 만큼, 독립적인 사업구조로 전환해 커머스 사업에 대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신설될 플랫폼 회사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출범해, 생활가치 플랫폼의 핵심동력 역할을 수행시킬 방침이다. 또 별도 법인으로 출범할 T스토어는 네이버 등과 제휴를 확대해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공고화 및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T맵 사업으로 대표되는 SK플래닛의 LBS(위치기반서비스) 사업조직을 분할시켜, SK텔레콤에 합병시키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LBS 경쟁 기반을 위해 T맵을 다시 가져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과의 경쟁에 적극 대응한다는 각오다. 분할합병 기일은 오는 4월5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수 년 전에 세웠던 경영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최근 ICT 시장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랜시간 걸리는 사업개발 보다는 인수합병(M&A) 등으로 경쟁사들의 대응전략이 빨라지면서 생존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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