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우는 차은택씨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몇몇 대기업은 광고물량을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샀다.
해당 기업 중 하나인 KT는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플레이그라운드와의 계약은 '자격심사→서류심사→경쟁심사' 등 3차에 걸쳐 공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한 것이며, 업계 관행에 따라 광고주는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이를 보도한 언론들이 다수 있다. 비즈니스워치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지난 11일 밤 10시10분 플레이그라운드(㈜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이메일 한 통이 날아왔다. 제목은 '보도정정요청'이다.
내용을 열어보니 "정정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한 기사가 지속적으로 보도될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해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대응을 취할 예정이며,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귀사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거론되는 플레이그라운드와 차은택 씨와의 관계,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과의 관계, 기업 광고제작에 대한 수주 혜택 등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들이 보도됨으로써 자신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문이 들었다. 플레이그라운드 측과 비슷한 입장을 나타낸 대기업 해명 보도에 왜 법적대응을 취하겠다는 것인지.
익일인 12일 오전부터 플레이그라운드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메일을 보낸 주소로 답장을 보내 "정정보도요청을 한 사유가 무엇인지, 법적대응을 취하겠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10시간만에 플레이그라운드 관리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마도 이메일을 보냈던 회사측 담당자가 실수를 한 듯 하다는 말이다. 현재 담당자는 해외 세미나 중이라, 즉각적으로 연락이 안된다고도 덧붙였다.
정정보도요청을 했던 담당자로부터는 12일 밤 11시께 다시 이메일이 왔다. 보도자료가 일괄배포 되다보니, 해당기사와 상관없는 보도에 대해서도 발송이 된 듯 하다는 해명이다. 아직도 플레이그라운드를 둘러싼 의혹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어, 담당자들이 정신없었나 싶기도 하면서 사태는 해프닝으로 마무리 했다.
하지만 플레이그라운드의 이상한 헛발질은 뇌리 속에 계속 맴돈다.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경고성 이메일을 보도자료 처럼 일괄배포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 게다가 기자는 플레이그라운드를 출입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보도자료 발송 이메일 명단에 들어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 등이다. 먼저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면 답변을 해줄려나. 따지고 들면 나 역시 '아니면 말고'식으로 말하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