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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룡 횡포]下 공짜로 트래픽만 싹쓸이

  • 2017.05.17(수) 17:24

구글·페이스북, 트래픽은 폭식하면서 비용은 나몰라라
글로벌 SNS 영향력 무시 어려워…분쟁 따른 규제 필요

구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가 최근 동영상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국내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글로벌 ICT 사업자들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트래픽 전송 방식을 국제 회선 이용에서 국내 인터넷 회선에 보내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트래픽 이용 대가를 내는 것은 꺼려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초고화질(UHD) 콘텐츠, 가상현실(VR), 라이브 방송 등이 보편화되면 이런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분쟁 관련 가이드라인 도입 등 정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글로벌 ICT 서비스 '망 무임승차 논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사업자가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국내 인터넷 망에 무임승차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동영상 광고 등 인터넷 트래픽을 기반으로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하지만 트래픽 이용 대가를 정당하게 내지 않으려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과 국내 인터넷 망 사업자 SK브로드밴드는 작년 12월 국내에 캐시 서버를 설치하는 협상을 진행하다가 트래픽 비용 문제를 두고 갈등이 발생했다.

캐시 서버는 인터넷 콘텐츠 정보 일부를 저장하는 서버다. 예를 들어 미국 페이스북이 국내에 보내는 정보가 10 이라는 분량이라면 큰 변경 사항이 없는 메인 화면 등 7 정도는 국내에 설치한 서버에 저장하고 나머지 새로운 정보 3 정도를 직접 보내면서 국내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면 서비스 제공 속도가 빨라지는 개념이다.

이 서버는 국내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므로 페이스북 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커질수록 국내 인터넷 망 사업자 입장에선 서버 증설 등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유튜브가 트래픽 발생 대가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비용부담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상품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시 접속 장애를 겪으면서 갈등이 외부에 드러났다. 페이스북이 1위 SNS를 운영하는 영향력을 내세워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시각이 업계에서 팽배하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이런 행보는 향후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인터넷 망 사업자들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1위 SNS 사업자라는 영향력을 기반으로 국내 인터넷 사업자를 상대로 일종의 갑질을 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많은 점을 내세워 대규모 트래픽을 공짜로 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트래픽 발생 대가 '내는 곳만 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ICT 기업들은 콘텐츠 제공 속도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이용자의 방문과 체류 시간 등을 바탕으로 광고 매출을 올리므로 원활한 서비스 환경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를 혼자 할 수는 없다. 인터넷 망 사업자에게 돈을 내고 서비스를 한다.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과거 인터넷 백본 사업자를 통해 초고속 사업자에게 트래픽을 전송했으나, 이런 방식이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바꾸고 대가를 내고 있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트래픽 이용량 등을 기반으로 대가를 낸다.

 

페이스북이 트래픽 발생 대가를 낼 여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연매출 32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 구글, 페이스북의 인터넷 서비스가 동영상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트래픽 발생 대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유튜브는 애초 동영상 서비스인데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국내 SNS 시장을 장악한 페이스북은 라이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면서 유튜브 수준의 트래픽이 발생될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더해 UHD 콘텐츠나 VR 등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어 이들의 트래픽은 급증할 전망이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미래부 "양측 불러 해결책 찾을 것"

점점 국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외국 사업자에 대한 규제 공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각국에서 막대한 돈을 버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면서 유럽에선 '구글세'로 불리는 과세 정책이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선 진전된 상황을 찾기 어렵다.


특히 이번에 불거진 망 이용 논란을 두고 국내외 사업자 간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는 대규모 이용자를 영향력으로 활용해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러한 분쟁이 발생하면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분쟁 조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향후 양쪽(페이스북·SK브로드밴드) 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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