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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주권 전쟁]③포털 대신 유튜브 검색하는 Z세대

  • 2017.12.26(화) 18:06

동영상으로 검색시장 판도 변화중
네이버 韓시장 지킴역할 장담못해

"텀블러 차단되면 덕질(덕후질의 줄임말)은 어디서 하죠?"

음료를 담아 마시는 텀블러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핫(Hot)한 인맥구축서비스(SNS) '텀블러(tumblr)' 얘기다. 텀블러는 블로그와 트위터의 중간 형태다. 텍스트를 비롯해 사진이나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주로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웬만한 포털 및 커뮤니티보다 할리우드 배우나 영화 정보를 방대하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네이버에서 찾지 못하는 정보를 텀블러에서 검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텀블러는 별도의 가입 절차가 필요없다. 누구나 들어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의 전문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


실제로 멀티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층에선 구글 등 전통적 검색 방식보다 텀블러,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정보 찾는 것을 자연스러워한다. 드론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 지식인(iN)에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는 방식이다. 즉 일반적인 국내 검색시장에서 네이버가 구글에 앞선다고 방심할 일이 아니다. 또 다른 검색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에선 이러한 세대를 'Z세대'라고 부른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집단이다. 이들은 TV 대신 유튜브를 보고 전화 대신 카카오톡을 한다. 페이스북보다 텀블러나 인스타그램이 편하다. 

 


Z세대는 먼나라 얘기가 아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에서 10∼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은 유튜브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올 11월 한달간 1억2900만 시간에 달해 1위로 집계됐다. 2위인 카카오톡(4300만 시간)보다 무려 3배나 많다.

 

Z세대는 유튜브에서 필요한 영상을 검색해 정보를 얻는데 그 검색량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구글에 따르면 북미 이용자가 2015년 1~5월 중 검색·시청한 ‘how to∼(∼하는 방법)’ 영상은 1억 시간을 넘었다. 이 같은 검색 시청시간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가 동영상 유통 플랫폼을 넘어 검색엔진 기능까지 맡고 있다는 방증이다.  

 

젊은층에서 유튜브가 새로운 검색엔진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검색 시장의 판도가 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즉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된 Z세대가 향후 미디어 이용의 주축이 되면서 검색 시장이 포털에서 모바일 앱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검색시장을 10년 넘게 장악해온 네이버의 아성이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인맥구축서비스(SNS) 시장은 페이스북에 완전히 넘어간 상태다. 그나마 토종 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검색과 메신저(카카오톡) 정도다. 

 

검색 시장마저 자칫 해외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정치권에서 국내 검색엔진 서비스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 정보 주권 관점에서 재고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1일 김성태 의원실 주최 ‘포털 규제 왜 필요한가’ 정책 토론회에서 "동영상, 소셜미디어는 글로벌 사업자가 장악했다"면서 "세계 검색엔진 1위는 구글이며 2위는 유튜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변화하는 시장에서 사전적 규제를 만드는 것은 글로벌 경쟁 현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는 "규제 당국과 국회가 우리나라 포털만 규제하려는 사이에 안드로이드OS를 장악한 구글의 유튜브 등 선탑재 앱을 이용한 검색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힌 뒤 "반면 네이버 점유율은 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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