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5년전 철수했던 일본 검색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일본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라인'에다 인공지능 및 검색 기술을 결합, 모바일 시대 최적화한 검색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5일 네이버는 연구 조직 개편을 통해 검색 기술 연구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는 네이버 서치(Naver Search)와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는 클로바(Clova)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서치앤클로바(Search&Clova)란 통합 조직은 자회사인 일본 라인주식회사의 신중호 글로벌총괄책임자(CGO)가 수장을 맡게 된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고도화된 검색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차세대 플랫폼인 클로바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측은 "서치앤클로바의 기술역량과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조직 개편이 사실상 일본 검색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9월말 기준 14개의 연구 조직을 거느리고 있으나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맞춰 조직을 자주 변화시켜왔다. 조직 개편 사실을 공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검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앞으로는 음성으로 검색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새로운 통합조직은 일본에서 라인을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하기 위한 연구 및 아이디어를 발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는 일본 검색 시장과 질긴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일본 검색 시장에 진출했으나 당시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야후와 구글에 밀려 5년만에 철수했다.
일본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2006년에 검색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신생 벤처인 첫눈을 인수하고 이듬해 재도전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13년 12월에 결국 네이버재팬 검색은 철수했다. 2007년부터 이어진 네이버의 재도전은 6년만에 실패로 끝난 것이다.
지난 18년간의 도전이 무위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현재 월간이용자수(MAU) 7300만명을 확보한 라인의 성공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의 라인이 네이버가 12년전 인수한 검색엔진 첫눈의 기술진이 만든 서비스라는 것이다. 신중호 CGO는 첫눈 출신으로 라인 성공 신화의 주역이기도 하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3월 경영틀을 바꾸면서 한성숙 대표이사에게 네이버 서비스를, 신 CGO에게 글로벌 라인 서비스를 각각 책임지게 하는 '투 톱' 경영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현재 신 CGO는 라인의 100% 자회사이자 라인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라인플러스의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신 CGO는 네이버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통해 일본 검색시장을 발판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