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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업재편]下 카카오, 다음 이어 멜론과 합체

  • 2018.07.05(목) 16:20

경영체제 바꾸고 개별 사업 육성에 집중
게임부터 IPO 줄줄이…자회사 합병 순항

카카오 또한 네이버 못지않게 계열사(5월 기준 90개)가 많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과 콘텐츠, 커머스, 모빌리티(차세대 이동수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쉼 없이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2014년 10월) 이후 통합법인 사명을 다음카카오에서 지금의 카카오로 변경(2015년 9월)하고, 모바일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결과다.
 
카카오가 지금까지 공격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려왔다면 앞으로는 게임과 콘텐츠, 모빌리티, 블록체인 등 될성부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카카오는 투자 전문가 임지훈 단독대표에서 광고와 기업 브랜드 전문가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 틀을 바꿨다. 투자보다 주력인 광고 육성과 함께 사업별 안정적 성장에 힘을 모으겠다는 의미다. 
 


◇ 게임사업 재편 이후 IPO
 
카카오는 주력 가운데 하나인 게임을 카카오게임즈라는 계열사 중심으로 재편하고, 올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카카오게임즈의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옛 슈퍼노바일레븐)에 또 다른 개발사인 레프트라이트와 손노리, 툰노리 등의 지분을 넘기고 조직을 정리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마음골프 지분 100%를 사들이고, 사명을 카카오VX로 바꿔 가상현실(VR) 기반 차세대 게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게임 계열사들을 교통정리하면서 상장을 위한 터닦기 작업을 벌여왔다. 작년 4월 100% 자회사였던 케이벤처그룹의 사명을 카카오게임즈홀딩스로 바꾸고, 이 회사를 중심으로 게임과 비(非) 게임 계열로 분리하는 계열 재편에 나섰다. 카카오-카카오게임즈홀딩스(옛 케이벤처그룹)-카카오게임즈-슈퍼노바일레븐 포함 9개 개발사 구조로 사업을 묶었다.
 
이후 작년 10월 카카오가 중간지주사인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카카오-카카오게임즈-슈퍼노바일레븐 등으로 단출하게 이어지는 지금의 구조로 개편했다.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매겨진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1조2407억~1조9230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을 통해 1241억~192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유망 지식재산권(IP) 확보 및 개발력 강화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콘텐츠, 포도트리 중심 '헤쳐모여'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코스닥 상장에 나서는 곳은 카카오게임즈가 처음이다. 카카오는 게임을 시작으로 다른 사업들도 관련 계열로 재편하면서 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품에서 벗어나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춘 기업으로 하나씩 독립시킨다는 얘기다. 카카오게임즈 다음 순서로 지목되는 곳이 콘텐츠 계열사인 포도트리다.
 
포도트리는 카카오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회사다. 웹툰과 웹소설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카카오의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선 웹소설 플랫폼 후발주자임에도 연간 100%에 달하는 거래액 성장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도 '픽코마'란 만화 플랫폼으로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포도트리는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카카오로부터 카카오페이지 사업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1000억원에 가져왔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의 운영을 대행해 왔다면 이젠 실소유주로서 독립적 경영을 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인 카카오재팬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일본 만화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모바일 게임 데이터 분석업체인 밸류포션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밸류포션은 카카오에서 지난 2015년 5월 분사한 기업이다.

 

원래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회사 임직원들이 밸류포션의 지분을 보유했으나 포도트리가 이 지분을 모두 거둬들였다. 이로 인해 카카오-포도트리-밸류포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카카오가 포도트리를 콘텐츠 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계열 재편에 나서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 자회사 카카오엠과 합병 추진
 
카카오 계열 재편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9월 1일 예정된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엠(옛 로엔엔터테인먼트)과 합병이다. 카카오는 음악서비스 멜론 운영사 로엔의 지분 76.4%를 지난 2016년 3월 무려 1조9000억원을 들여 사들이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 발 더 나가 각각 운영했던 카카오톡과 멜론을 결합, 메신저와 음악서비스의 경계를 허물고 통합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회사를 합치기로 했다.
 
다만 카카오는 멜론 플랫폼을 제외한 카카오엠의 음악·영상 제작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별도로 떼어낼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카카오엠 흡수합병 계획을 밝히면서 통합법인 출범 이후 콘텐츠 제작을 위한 별도 법인을 분사하겠다고 소개한 바 있다. 플랫폼은 플랫폼대로, 콘텐츠는 콘텐츠대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카카오엠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같은 음악 콘텐츠 제작과 크리스피스튜디오 등 영상 콘텐츠 제작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병헌·김고은·추자현 등의 배우가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등 3개 매니지먼트사 그리고 국내 1위 광고모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 등과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해 영상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기존에도 킹콩이란 계열사를 통해 매니지먼트 사업을 해왔으나 이번 투자로 사업을 더 확대했다.

 

카카오가 카카오엠과 합병하면 4년전 검색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으로 종합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한 데 이어 음악과 영상,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콘텐츠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키우는 모빌리티나 블록체인 등의 계열 재편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엠과의 합병은 순탄해 보인다. 이날(5일) 카카오와 카카오엠이 각각 개최한 합병을 위한 임시주총에서 두 회사 모두 합병 계약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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