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 카카오임팩트의 이사진 면면이 시선을 끌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국내선 낯선 개념의 사회역학자와 스타 유튜버, 사회적기업 대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문가들로 이사진을 채워 관심을 모은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임팩트는 김 의장을 비롯해 김승섭 고려대 교수, 유튜브 스타 '도티'(나희선), 양동수 더함 대표, 엄윤미 C프로그램 대표,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 등 7명의 이사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는다.
카카오임팩트는 사회공헌을 위해 카카오가 지난 4월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카카오와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이 공동으로 40억원을 출자했으며 김 의장이 설립을 주도했다. 다만 재단의 구체적 활동을 가늠할 이사회 멤버나 사업 방향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임팩트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카카오메이커스' 등과 더불어 카카오의 사회공헌 사업을 담당한다. 사회공헌은 김 의장이 카카오 설립 초기부터 강조해왔는데 특히 기업이 할 수 있는 소셜임팩트(Social Impact)란 개념에 주목해왔다.
소셜임팩트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한 분야 또는 사회 전체의 시스템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검색포털 다음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 기부와 후원 등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왔다. 카카오임팩트는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들을 전담하고 한발 더 나가 운영 기금을 통해 적극적인 사업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재단의 사업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세부 사업 내용과 시기 등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재단의 구체적인 사업 방침을 정하지 않았으나 7명의 이사진 구성을 살펴봤을 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이 예상된다.
우선 김승섭 교수는 대표적인 사회역학자다. 사회역학이란 질병의 원인을 사회 구조 속에서 찾는 다소 생소한 학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쌍용차 사태 등을 사회역학의 관점에서 풀어낸 ‘아픔이 길이 되려면’(동아시아)을 출간해 주목 받았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희선 씨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플레이 영상으로 스타가 된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MCN법인인 샌드박스 네트워크를 설립했고 유튜브 게임 플레이 동영상의 흥행에 힘입어 '초통령(초등학교 대통령)'으로 불린다.
양동수 대표가 이끄는 사회적기업 더함은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인 ‘위스테이(westay)’ 사업 주관사이기도 하다. 위스테이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옛 뉴스테이)이다. 더함이 주택을 짓고 입주민 스스로 설립한 협동조합이 주택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아울러 엄윤미 대표가 이끄는 C프로그램은 국내 1세대 벤처 5인방(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정주 넥슨 창업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이 힘을 합쳐 만든 벤처기부펀드다.
제현주 대표가 이끄는 옐로우독이란 벤처캐피탈은 벤처 5인방 가운데 한 명인 이재웅 창업자가 지난 2016년 자본금 2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한편 카카오임팩트는 설립 당시 문화 창작자 및 콘텐츠 사업 발굴 지원 등을 사업 목적으로 내건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측은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스타 유튜버가 이사진으로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주로 창작 지원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카카오임팩트는 젊은 인재들의 일자리 확산에 필요한 사업을 비롯해 공연과 전시, 출판 공간 관련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