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들은 가슴 속에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고 하잖아요. 저는 식단표를 넣고 다닙니다. 힘들 때마다 식단표를 열어보고…(웃음)
헥토그룹이 직원들의 '일할 맛'을 책임지는 기업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 지상파 방송이 이 회사의 구내식당 장면을 전하면서 직장인들의 입소문을 탔다. 헥토그룹은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끼를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랍스터, 살치살 스테이크 등 특식은 물론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유명 식당과 협업한 특별 메뉴로 직원들을 대접한다.
전날 과음한 직원들의 속쓰림을 달래주려고 18가지 종류의 라면과 즉석 조리기를 구비한 '라면 셀프바'도 운영하고 있다. 컵라면 말고 끓여먹는 라면을 먹고 싶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한다.
식사 후 '국룰'인 아메리카노 커피는 500원을 받는다. 스타벅스 부럽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식사는 공짜인데 커피값을 받는 건 이 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착한 가격과 좋은 취지가 결합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직원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더니 애사심이 생기더라구요. 남는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헥토그룹을 창업한 이경민 의장은 직원복지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봤다. 많이 걷는 직원들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고, 매월 그룹사 전 직원에게 프리미엄 영양제를 지급하는 것도 건강을 챙겨 신나게 일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직원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려고 회사가 주택구매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준다.
몸과 마음에 대한 걱정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사람과의 관계도 신경쓴다.
헥토그룹은 조직 내 교류와 유연한 업무 협업을 위한 '메이크 프렌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부서와 계열사를 넘나드는 임직원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내 프로그램으로, 구성원들이 팀을 이뤄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목을 쌓고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입 이후 현재까지 60회 이상 진행했다.
헥토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은 직원 개개인의 업무 몰입과 자율성에서 출발한다"며 "복지의 목적은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있으며, 이는 단순한 혜택이 아닌 헥토그룹이 지켜야할 기업 문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헥토그룹은 2009년 설립된 헥토이노베이션을 모태로 IT정보서비스, 핀테크, 헬스케어,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룹이다.
유니콘(10억달러), 데카콘(100억달러)보다 큰 헥토콘(1000억달러)을 만들자는 취지로 사명을 헥토라고 붙였다. 지난해 말에는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CI)를 공개하며 10년 내 100배 성장하는 헥토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비전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