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체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파멥신이 코스닥 상장 8년 만에 최종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앞으로 상폐되는 K-바이오 기업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파멥신 창업자인 유진산 부사장은 본인 SNS를 통해 "한국거래소가 파멥신에 대해 좀비 기업, 좀비 같은 파이프라인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파멥신이 좀비 기업으로 상폐돼야 한다면 앞으로 많은 K-바이오 기업들이 줄 상폐될 수 있고 결국 K-바이오 생태계 고사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 17년 동안 감사의견거절, 배임, 횡령 등이 발생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고 현재 현금성 자산이 500억원 수준이며 상장 유지 조건인 법차손 이슈도 없다.
그럼에도 한국거래소가 지난 27일 파멥신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한 배경에는 지난해 발생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 이후 1년간 기술이전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유 부사장의 주장이다.
파멥신은 지난 2008년 9월 3일 대전에 설립돼 2018년 11월 21일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파멥신은 완전인간항체 개발 기술과 차세대 이중표적항체 제조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으로는 △TTAC-0001(올린베시맙) △PMC-001 △ PMC-309 △ PMC-122 △PMC-403 △PMC-005BL △PMC-201 등이 있으며 뇌종양, 췌장암, 폐암 등 다양한 적응증(사용범위)을 타깃으로 한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파멥신은 그동안 연구개발에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잇단 임상중단과 기술특례상장 요건인 매출액을 달성하지 못했었다. 파멥신 매출액은 지난해 39억원, 2023년 7500만원, 2022년 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파멥신은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이 3억원 미만, 상반기 매출액이 7억원 미만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회사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좋은타이어를 흡수합병하면서 올 1분기 매출액 19억원을 기록하며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여전히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파멥신이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폐지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지난달 6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1년간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와 함께 핵심 파이프라인인 '올린베시맙'의 임상 중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멥신은 2년 전 재발성 교모세포종을 타깃으로 진행 중이던 임상2상을 중단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임상도 자진 중단했다. 나머지 파이프라인으로는 PMC-403와 PMC-309이 임상1상을 진행 중이고 대부분이 초기 개발단계인 전임상에 머물러 있다.
유 부사장은 "기술이전이라는 게 쌍방 조건에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싸게 팔면 오히려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상폐 결정에 충격이 크지만 담대하고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