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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2200억 매수청구권 쏟아져도 "합병 Go!"

  • 2018.07.27(금) 14:58

옛 로엔 주주들, 합병 반대 의사 상당해
적지 않은 비용부담 감내하고 결합추진

카카오가 22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을 감내하더라도 옛 로엔(카카오엠)과의 합병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주가 상당해 자칫 기업 결합이 무산될 정도였으나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27일 카카오에 따르면 자회사인 카카오엠은 전날(26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사주 취득 및 합병 계약 해제권 불행사를 승인했다. 아울러 카카오측도 카카오엠과의 합병을 승인하고 오는 9월1일을 기일로 합병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합병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카카오엠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이번 합병에서 카카오가 발행할 신주는 발행주식의 10%를 넘지 않는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존속회사 카카오의 주주에게는 청구권이 적용되지 않았다. 카카오엠 주주에게만 주어졌다.
 
카카오엠은 청구권으로 회사가 지급해야할 금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 진행을 중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아울러 이사회를 통해 합병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조항도 달아놨다.
 
문제는 카카오엠 주가가 합병 결의일(5월17일) 이후 행사가격(9만2917원)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청구권으로 쏟아질 물량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실제로 행사 주식수는 발행주식(2530만주)의 10분의 1 수준인 240만주, 금액으로는 무려 22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카카오엠의 작년 연결 영업이익(1027억원)의 두배를 웃도는 금액이기도 하다.
 
합병 과정에서 카카오가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소속된 연예 기획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루머가 나도는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만한 재료가 많았으나 정작 카카오엠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던 까닭이다.

 

이러자 카카오엠 주주들로서는 청구권을 행사하는게 이득인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매수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기업의 결합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차익을 염두에 두고 반대한 주주들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청구권 행사 금액이 합병 무산 조건에 이르자 카카오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합병 여부를 다뤘는데 결국 '계약 해제권 불행사'를 승인키로 했다. '고(Go)!'를 외친 것이다.

 

카카오톡과 멜론의 결합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정대로 합병을 추진한 것인데, 두 회사의 결합을 무산시킬 뻔한 반대 금액 변수는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검색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지난해에는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홀딩스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크고 작은 기업 결합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대부분 합병이 순탄하게 추진됐다. 그러나 카카오엠과는 쉽지 않은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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