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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AI]좋은 기억을 심어드립니다

  • 2018.12.27(목) 15:54

스트레스 잊고 즐거운 기억 이식
AI 뇌파 분석 후 기억 조작할 수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시장·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살다 보면 때로는 짜증나고 답답한 일을 겪게 됩니다. 가족, 애인과 다투거나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온종일 씁쓸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기도 하지요. 좋지 않은 기억이 오래 가면서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기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간의 뇌파를 인지, 분석하면서 신나고 즐거운 기억을 머릿속에 심는 것이지요.

 

영화 '토탈리콜(2012년 개봉작)'엔 기억을 지우고 새로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는데요. 영화를 통해 AI로 기억을 바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는 모습은 어떨지 살펴봤습니다.

 

 

◇ 직장인에서 비밀요원으로

 

영화는 머릿속에 기억을 심을 수 있는 기계인 리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리콜사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뇌파를 분석한 후 화학적 자극을 줘 기억을 조작합니다. 스트레스를 덜고 행복한 기억을 얻을 수 있어 사람들 사이에서 입 소문을 탑니다.

 

주인공인 퀘이드는 사랑하는 부인과 살고 있지만 일상에 지쳐가던 중 리콜사를 찾게 됩니다. 퀘이드가 사는 세계는 영국연방과 이곳 식민지만 지구상에 남은 미래 사회인데요. 식민지 출신인 퀘이드는 차별로 번번이 승진에서 밀려 힘들어하던 중 리콜사에서 환상을 체험하고자 합니다.

 

리콜사를 통해 퀘이드는 평소 자주 꾸던 꿈을 머릿속에 재현하고자 합니다. 승진에서 누락된 직장인이 아닌 비밀요원으로 활약하는 꿈을 되새기려는 것인데요. 리콜사 이용도중 퀘이드는 기계 오작동을 겪으면서 자신의 기억이 이미 조작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퀘이드는 원래 영국연방 비밀요원 하운드였고 식민지 착취 정책에 반발해 탈출했다가 퀘이드로서 기억을 강제 이식 당했음을 깨달은 겁니다. 퀘이드는 본인의 진짜 애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와 반군에 합류하기로 하고 이들 지도자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영화의 반전이 드러나는데요. 하운드가 퀘이드로서 기억을 강제 이식 받은 것조차 사실은 조작된 것입니다. 실제로는 영국연방 충성파인 하운드는 자신이 영국연방에 진심으로 분노하고 반군에 침투하도록 스스로 기억을 정교하게 조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반군 지도자 위치를 파악, 체포하고 나면 원래의 하운드로 돌아와 포상을 챙긴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운드로서 정체성을 잊은 지 오래인 퀘이드가 기억을 복구하길 거부하고 영국연방 수상을 무찌르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퀘이드가 기억 이식 장치인 리콜사를 통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영화]

 

◇ 뇌-컴퓨터 연결해 기억 이식

 

영화 속 리콜사는 퀘이드의 삶을 통째로 조작하는 섬뜩한 결과를 가져왔지만 기억을 다루는 기술 자체는 주목할 만합니다. 인간이 보유하지 않은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거나 스트레스 대신 좋은 기억을 살리는데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AI로 뇌파를 분석해 뇌 정보를 파악, 조절하는 기술은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 대표 엘론 머스크는 지난해 뇌-컴퓨터 연결 기술 개발회사 뉴럴링크를 설립했는데요. 이 회사는 뇌에 흡수되는 액체 형태 AI 칩인 전자 그물망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자 그물망은 인간의 뇌에 들어가 뇌파를 인지, 분석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뉴럴링크는 전자 그물망을 치매를 비롯한 뇌 질환으로 손상된 기억력을 끌어올리는데 활용한다는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나아가 외부 소프트웨어와 뇌를 연결해 원하는 정보를 자유자재로 머릿속에 넣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인데요. 이 경우 영화처럼 평범한 직장인이 정부 비밀요원의 기억을 갖는 것도 가능해지겠지요.

 

아직까지는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인데요. 동물의 기억을 바꾸는 실험은 해외에서 성과를 내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는 2015년 생쥐의 뇌파를 분석한 후 뇌에 전기 자극을 줘 특정 공간에 대한 기억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기억을 다루는 AI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의 기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것도 언젠가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영화처럼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리콜사와 같은 기억 이식 기계를 찾는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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