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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게임은 독이 든 성배일까

  • 2019.02.20(수) 17:48

주요 게임사, 인기 IP 덕에 '롤러코스터'
실적 구조에는 부정적…대안 마련해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인기 게임 IP(지식재산권)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기 IP 기반의 장기 흥행작은 '캐시카우'(cash cow·현금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은 매출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뒷받침해주는 게임이 부족한 상황에서 캐시카우가 흔들릴 경우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차세대 IP 확보가 게임사들의 과제가 되고 있으며, 강력한 IP 가치를 다방면으로 극대화하는 전략 역시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 대작 IP 의존한 게임사들 '실적 부진'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계 '맏형' 넥슨을 제외하면 주요 게임사 대부분이 지난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6149억원을 기록했으나, 신작 부재로 성장성(매출액 1조7151억원)이 부진했다. 구체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 늘었고 매출액은 2% 감소했다.

게다가 영업이익이 우수한 배경이 개운치 않다.

스무살이 넘은 IP 리니지 시리즈 등 기존 간판 게임이 국내외에서 부진했고 이렇다 할 신작 게임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인 덕에 영업이익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은 582억원으로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넷마블의 경우 더욱 극적이다.

넷마블은 2017년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대박으로 '역대급' 실적을 보인 바 있다. 넷마블의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2.9% 증가한 5096억원, 매출액은 61.6% 늘어난 2조4248억원이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리니지 IP의 힘이 약화하고 신작이 사실상 부재하면서다. 넷마블의 영업이익은 2417억원으로 전년보다 52.6% 감소했고, 매출액도 16.6% 줄어든 2조213억원으로 나타났다.

맏형 넥슨의 실적은 역대 최고였으나 속살을 보면 건강한 구조라고 확신하긴 어렵다.

넥슨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 증가한 983억6000만엔(9806억원), 매출액도 8% 늘어난 2537억2100만엔(2조5296억원)이었다.

무려 10~15년째 인기를 끄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 스토리 등 PC 온라인 대표작들이 여전한 흥행을 거듭한 덕인데, 이것은 넥슨의 강점이자 '불안 요소'라고도 할 만하다.

지역별 매출액을 보면 이같은 불안 요소가 드러난다.

넥슨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52%), 한국(29%), 북미(7%), 유럽 기타(6%), 일본(6%) 등의 순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비중이 높은 한국 매출은 작년에 8%나 감소했다. 중국에서 변수가 생길 경우 뒷받침할 시장이 어디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얘기다.

◇ 신작 내놓고 기존 IP 가치 극대화 전략도

그렇다고 게임사들이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작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네오위즈의 반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7%나 증가한 226억원이었다. 대형 게임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브라운 더스트' 같은 신작 IP를 내놓고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네오위즈는 한때 잘나갔던 게임사다. 2011~2012년 사이 매출액 7000억원대를 바라봤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 초반대를 기록했다.

다양한 배경이 있겠지만 피파온라인2와 같은 주요작의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부진한 게임 업계에 시사하는 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넥슨 역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신작 하이엔드 MMORPG '트라하'(TRAHA)는 새로운 대작 IP를 키우기 위해 내놓은 작품이다. 단기적 수익 추구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게임 운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게임인데, 공개 이틀만에 사전 예약자 수가 이틀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주요 IP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구사되고 있다.

컴투스는 조만간 개최되는 삼성전자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10 공개 행사에서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과의 협력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머너즈 워는 최근 글로벌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컴투스의 대표 IP다. 이같은 영향력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소설, 코믹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서머너즈 워를 글로벌 IP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의 원인은 신작이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물론 기존 IP 의존도가 높으면 위기를 겪을 수 있으나, 이런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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