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서로 맞잡았던 손을 놓고 카카오와 각각 협력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요. 경쟁력 있는 파트너와의 동맹을 통해 앞서가고 있는 선두업체를 쫓아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5G 기반 미래 스마트 교통 분야 서비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가 진행하는 사업은 크게 B2B 영역과 B2C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B2B 영역에서는 2019년도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합니다. C-ITS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뜻하는데요. 차량이 주행 중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상황과 급정거, 낙하물 등의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셔틀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과 같이 시범 실증 지역으로 지정된 울산·광주 등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기 위해 카카오와 협력할 계획인데요. 양사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 발굴, 교통 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한 제반 설비공급 등의 사업 추진 사항을 상호 협의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B2C 영역에서는 LG유플러스의 5G 네트워크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 플랫폼 등을 근간으로 하는 차별적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입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공동대표는 "카카오 T 및 카카오내비 등 자사의 플랫폼과 LG유플러스의 5G 네트워크를 접목함으로써 한층 고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카카오 모빌리티와의 협력을 통해 내비게이션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기존에 KT와 진행하던 '원내비'에서는 손을 뗐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관련 자세한 사항은 이달 중 차별화된 미래 스마트 교통 서비스 발굴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가 발족되면 알 수 있겠지만 가장 예측 가능한 부분은 내비게이션 사업"이라며 "기존에 서비스하던 원내비는 KT에서 계속 서비스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017년 SK텔레콤의 'T맵'을 견제하기 위해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한 원내비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장악한 T맵과 무섭게 추격하는 카카오를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보이네요.
LG유플러스가 KT의 손을 놓기는 했지만, 완전한 경쟁사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KT 역시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 관계를 맺었기 때문인데요. 다만 각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지자체와 B2B 차원의 사업을 시도한다면, KT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기반의 모빌리티서비스(Maas) 사업을 진행하는 것인데요.
지난 4월 KT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KT의 커넥티드카 플랫폼인 '기가 드라이브'와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결합해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커넥티드카란 쉽게 말해 자동차를 통신망에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의 단말, 도로 기반 시설 등과 추돌 경고 신호, 교차로 통제 등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죠.
KT는 현재 현대자동차 등 14개 차량 OEM사에 통신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카카오와의 협력도 이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셈입니다. 양사 모두 구체적인 개발 진행 상항에 대해서는 "준비 중"이라고 하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지만요.
이에 대해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양사 모두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에 있어 방향성은 같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카카오 T 플랫폼과 모빌리티 기술·빅데이터 등을 양사의 사업 영역·방향에 따라 모두 협력하고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