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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성공하려면 이들처럼

  • 2020.01.31(금) 16:32

유튜브 '라이징'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백종원 "유튜브 수익 목적으로 하지 말아야"

31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백종원 대표, 고동완 PD, 이슬예나 PD가 유튜브 성공 비결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지난해 유튜브 채널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세 채널의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백종원의 요리비책'의 백종원 대표, '워크맨'의 고동완 PD,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다. 

31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유튜브 라이징 스타' 행사에서 이들은 유튜브 시작 계기부터 제작 과정, 인기 비결까지 솔직하게 풀어냈다.

백종원 대표. [사진=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유튜브 생태교란자'로 불리며 3일만에 구독자수 100만명을 돌파, 실버버튼과 골드버튼을 동시에 받는 기록을 세웠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전에도 유튜브에 관심이 많았다. 결혼한 이후로 아내와의 약속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되면서 이를 대신할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가장 적합한 게 유튜브였다. 결정적 계기는 장모님이 "백서방의 갈비찜이 대체 뭐냐"고 묻더라. 무슨 말인지 검색을 해보니 방송에서 이야기 했던 갈비찜과 전혀 상관 없는 레시피들이 인터넷에 많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채널 시작부터 '생태교란자'라는 얘기 나올 정도로 구독자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원인이 뭘까

▲유튜브는 서점에 가깝다. 서점에는 다양한 수준의 책들이 있다. 유튜브를 보면 타깃도 다양하고 수준도 무궁무진하다. 서점에 들어가면 아는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오듯 TV에서 많이 보던 사람이 있어서 클릭하는 것 같다. 또 하나의 이유는 쉽다는 점이다. 요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어수룩하게 하는 것을 보면 따라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원래 제가 실수를 많이 하고 어수룩한 성격인데 제작진에게 이를 살리자고 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20여년 전 태국에 어느 시골 도시에서 유명한 고기구이집을 발견했다. 한국에서도 잘 통할 것 같아 메뉴 이름을 물어보니 한국 불고기라고 했다. 이때 누군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다보면 나한테 새로운 지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리비책을 본 대중들의 음식에 대한 지식이 높아지면 식당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결과적으로는 한국 음식의 수준이 높아지는 순기능으로 이어질 것이다.

-유튜버들에게 조언하자면

▲장래희망으로 유튜버를 꼽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유튜브는 취미생활로 하는 것을 권한다. 연예인 중에서도 연기가 좋아서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는 사람들 많다. 이들은 수익이 없지만 좋아서 하는 거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수익이나 벌이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식당도 그렇다. 식당을 차려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 권하지 않는다. 유튜브도 게임처럼 즐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는?

▲방송하는 목적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외식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요리비책은 국내 구독자도 많지만 해외에서도 많이 본다. 이 채널이 자리를 잡으면 해외에 우리나라 음식점을 소개하고, 우리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만들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로 관광을 와 음식에 대한 유튜브를 제작하는 것을 돕고 싶다. 이 방송을 보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제대로 느끼게 되면 우리도 주변국 못지 않게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방식은?

▲요리비책을 위한 제작진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지금 팀원은 10명이고 곧 12명으로 늘어나는데 앞서 언급한 다른 콘텐츠 때문에 인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처음에는 회사 내 홍보 업무를 하던 직원과 시작했지만 이제는 SBS 등 외부에서도 많이 들어온다. 이들은 백종원과 일한다는 것보다 우리의 음식 문화를 현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알리자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해 함께 일하고 있다.

고동완 PD. [사진=유튜브]

워크맨은 아나운서 장성규에게 선을 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선넘규' 캐릭터를 만들어주며 5개월 만에 구독자 354만명을 돌파했다.

-워크맨은 어떻게 탄생했나

▲재미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다. 재미와 함께 정보를 담아야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체험, 삶의 현장' 형식을 유튜브에 접목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다 장성규를 술자리에서 만났는데 방송에서 오버하는 비호감 캐릭터가 아니라 평범하고 진솔한 일반인이었다. 연예인들이 직업 체험을 하면 보여주기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장성규는 공인과 일반인 사이의 느낌을 살릴 수 있어 진정성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콘센트 제안할 때부터 대박 예감했나

▲직업은 사실 흔한 아이템이지 특별한 기획은 아니다. 우리는 풀어가는 방식이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획 단계에서 하나의 원칙은 있었다. 무조건 받는 시급을 공개하자는 것이었다. 다른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시급을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이 공감 포인트이자 진정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워크맨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기획 단계에서 타깃층을 분석해보니 취업이나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세대가 대부분이었다. 관심사가 맞다보니 클릭도 많이 된 것 같다. 또 연출적인 재미도 있다. 기존 전통 예능에서 탈피한 형식의 자막과 편집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느낀 거 같다. 장성규 캐릭터에서 나오는 사이다 발언에서 희열감과 짜릿함을 느끼는 것도 이유다.

-SBS 런닝맨 등 지상파 방송을 하다 디지털 콘텐츠 참여하게 된 계기는?

▲4년 전 중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중국은 집에 TV가 없고 모바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우리나라도 곧 이렇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회사에 모바일 중심의 숏폼(Short Form)이 뜰 것이라고 얘기했다. 유튜브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이 크면 앞으로 유튜브는 TV보다 익숙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TV보다는 유튜브가 더 미래 지향적이라는 생각에 TV를 떠나게 됐다.

-워크맨 제작 팀 구성과 제작 과정은?

▲우리 팀은 저와 편집을 도와주는 친구 3명, 조연출까지 총 5명이다. 특이한 점은 작가가 없다. 기존 방송사와 달리 우리는 대본이 없다. 그래서 조연출이 작가의 역할을 대신한다. 제작비가 부족한 것도 작가가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팀원들은 20대 위주로 꾸렸다. 타깃 자체가 젊은 층인 만큼 팀원들에게 요즘 세대의 신조어, 유행어, 관심사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 자막을 넣을 때는 'TV였으면 이렇게 넣겠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완전히 반대로 가기 위해 고민한다. 그럼 TV에서 보지 못한 자막 형태가 나온다.

-디지털 콘텐츠 피디를 꿈꾸는 사람 많은데 필요한 역량은?

▲'꼰대 마인드'를 내려놔야 한다. 내가 맞다는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젊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선례가 없어도 해보겠다는 도전 정신도 중요하다.

-올해 목표는?

▲디지털 시장은 롱런이 쉽지 않다.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이제 곧 1년이다. 사람들이 곧 식상하다고 느낄 수 있다. 알바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을의 입장을 표현했다면 사장이나 선배 등 갑의 고충을 대변하는 캐릭터나 콘텐츠도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나 형식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슬예나 PD. [사진=유튜브]

펭수는 남극에서 온 10살 펭귄 연습생 '펭수' 캐릭터를 탄생시킨 교육방송 EBS의 신선한 도전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이언트펭TV는 어떻게 탄생했나

▲모든 전통 미디어가 그렇듯 EBS도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유아들이 채널 결정권을 갖게 됐을 때 선택받지 않는 채널이 되면 무의미하다. 그 원인이 가르치려는 화법과 태도에 있다고 생각했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밌게 보면서 동등하게 소통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다. 캐릭터 역시 마냥 귀엽고 선한 캐릭터보다는 자기 표현이 강하고 돌발적이지만 솔직한 매력 있는 친구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펭수가 이처럼 사랑받게 된 이유는?

▲'EBS에서 이런 방송을 해?'라는 의외성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본다. 펭수가 처음 이슈됐던 콘텐츠는 'EBS 육상대회'였다. 펭수와 EBS 캐릭터들이 선후배 관계 등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의외성이 화제를 모았다. 펭수가 권력이나 위계질서에 굴하지 않고 수평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한편 팬들에게는 따뜻하게 소통하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디지털 콘텐츠에서 제작자의 역량은?

▲TV 방송에 비해 제작비가 적은 유튜브 콘텐츠의 중심에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크리에이터 본인의 취향, 관심사, 재능에 따라 만들어진다. 연출자가 따로 있고 제작자들이 많은 TV 콘텐츠에 비해 진정성이 도드라진다. 그렇다고 해서 연출자가 빠져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연출자 역할이 중요하고 어려워졌다. 제작자로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겠다는 태도를 갖고 있으면 진정성을 표현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방관하면서 빠져있는 것도 답은 아니다. 게임을 만들 듯 상황을 설계하고 이 상황에서 캐릭터의 시너지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디자인 능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는?
▲구독자 수가 증가하기 전에 우리는 펭수만 있었다. 결국 캐릭터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박막례 할머니도 누구나 할 만한 흔한 활동을 하지만 재밌어 보이는 것은 결국 캐릭터성이다. 우리는 여기까지 펭수의 힘을 믿고 왔다. 그래서 앞으로 하고 싶은 콘텐츠도 무궁무진하다. 큰 꿈은 영화 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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