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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0 보조금 묻자 계산기에 찍힌 '50'…불법보조금 여전

  • 2020.02.21(금) 16:25

사전예약 기간 신도림 테크노마트 가보니
제조사·이통사, 판매수수료 고지 안했지만
판매점 스스로 보조금 수준 제시하며 영업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이동통신3사의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 규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전 예약 기간 첫날 이동통신 판매점이 대거 몰려있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예년보다 조용했지만, 불법보조금과 중고폰 보상 등 소비자를 향한 달콤한 유혹의 속삭임은 여전했다.

지난 20일 전자제품 판매 메카로 불리던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다소 한산했다.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판매점 직원들의 외침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판매가 늘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듯 했다.

20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사진=백유진 기자]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매점들은 손님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제시하는 등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전예약 기간 중에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지원하는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지만, 이를 미리 예측해 예약자를 끌어모으는 행위도 여전했다.

지난 10일 이통사들은 신규단말 출시 시점에 불법지원금 지급을 유도하고 페이백을 지급하지 않는 등 사기 판매가 빈발하는 점을 고려해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를 사전 고지하지 않겠다며 '신규 출시 단말기 예약 가입 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몇몇 판매점에서는 알음알음 지원금 규모를 예측해 영업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날 한 판매점에 "선택약정 24개월 기준으로 갤럭시S20 플러스 구매하면 얼마까지 지원해줄 수 있냐"고 묻자 직원은 계산기에 조용히 '50(50만원을 의미)'을 찍었다. 다른 판매점들도 기기별로 30만~35만원, 혹은 4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해준다고 약속했다.

제조사에서 사전에 언질을 받았다는 판매점 한 직원은 "예상 가격이긴 하지만 보조금 규모가 대강 40만원 수준이라고 들었다"며 "확실한 수준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우리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갤럭시노트10 때와 같은 사전예약 대거 취소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작년 하반기 갤럭시노트10이 출시됐을 당시 판매점에서는 불법보조금을 다소 높게 예상 책정해 사전 예약을 받았다가 규모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거 취소한 바 있다.

다만 판매점에서 제시하는 보조금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이전과 같은 대란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통신사가 제시한 갤럭시S20 공시지원금 규모도 최대 24만원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10만원에서 17만원, KT는 8만9000원에서 24만원, LG유플러스는 7만9000원에서 20만2000원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작년 첫 5G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S10 5G의 경우 출시 직후 이통사들의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공짜폰 대란이 펼쳐졌다. 당시 공시지원금은 70만원대에 달했고 판매점에서 제시하는 불법보조금의 수준도 단말가가 0원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올해는 이통사들의 자정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신작이 발표되면서 기존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갤럭시S20의 직전 모델인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에 대한 보조금도 크지 않았다. 판매점 직원은 "통신사 공시지원금이 많이 줄고 보조금까지 줄어들면서 고객들의 단말 가격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신제품을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이전 모델에 대한 보조금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고 언급했다.

또 갤럭시S20 단말 자체의 출고가가 워낙 높아 이통사에서 지원금 규모를 높이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작년 5G 출혈 마케팅 결과 이통사들은 뼈 아픈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5G 상용화 직후인 2분기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20.2%, 11.2% 증가했다.

5G 서비스를 시작하며 가입자를 대폭 늘려야 했던 작년과는 시장 상황도 바뀌었다. 이통사들은 올해는 5G 마케팅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5G 서비스 홍보를 위해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됐던 것"이라며 "올해 역시 보조금이 있기는 하겠지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통사의 '신사협정'이 끝까지 지켜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앞서 발표한 개선 방안이 법적인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한쪽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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