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국은 코로나19 초기방역에 성공해 전세계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이에 안주하지 말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의학, 사회, 경제, 과학, 지정학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8일 오전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비록 전염병 확산이라는 불행한 사건이 계기였지만 이를 통해 혁신을 과감하게 수용할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진 만큼 새로운 제도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우리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했던 시스템을 되돌아볼 시점"이라면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기존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외부충격에 취약했나 절감했고, 백신개발을 보면서 이윤만 추구했던 민간경제 시스템의 한계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협력과 상호신뢰가 기반됐던 국제관계도 배타주의와 폐쇄성이 앞섰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제 우리사회를 지탱했던 규율이 더이상 지속가능을 담보하지 못한다"면서 "안타깝지만 앞으로 이런 팬데믹이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우리 시스템의 여러군데에서 취약점을 확인했으니 이 취약점을 어떻게 변혁해야 할지 기업에서도 많이 생각중"이라면서 "기업역할의 근본적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구경북 지역 취약계층 1500여명의 결식아동이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SK 행복도시락 사업도 해당지역에 설치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고 필요한 도시락과 생필품을 수급, 전달했다.
최 회장은 이를 두고 "이런 작은 시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의 역할"이라면서 "기업은 정부, 지역사회 등과 함께 공동체를 이뤄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