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오는 2023년까지 자체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을 확보하는 등 콘텐츠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디어 콘텐츠 매출이 3조원으로 전체 약 24조원의 13%를 차지하는 등 주요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중·소 콘텐츠 제작사와 상생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동영상제공서비스(OTT)에 종속되지 않는 'K-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콘텐츠, 이제 돈이 된다
구 대표는 23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콘텐츠 전략을 밝혔다.
앞서 KT는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결집한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올해초 설립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는 KT그룹의 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KT 스튜디오지니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구 대표는 KT의 미디어 플랫폼인 OTT '시즌'이나 인터넷TV(IPTV) '스카이라이프'에 담을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3년까지 원천 IP 1000여개, 드라마 IP 100개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구 대표는 "인수가 논의되는 매출 3조원 규모 케이블TV 현대HCN까지 합치면 이용자 1300만 규모 국내 최대 미디어 플랫폼이 탄생한다"며 "여기에 콘텐츠 능력을 더하면 미디어 플랫폼이 더 강력해진다"고 말했다.
KT는 IP 확보를 위해 관련 펀드를 조성, 1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또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핵심 대작 콘텐츠 이른바 '텐트폴' 드라마를 제작해 '스카이라이프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시킨다는 야심찬 계획도 제시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빅데이터 기반 성공 모델 예측으로 IP 사전 기획 때부터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며 "작품 성공률을 예측해 흥행 선구안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개방·상생·공유
KT는 중·소 제작사 등 외부 업체들까지 함께 상생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여기에는 국내 콘텐츠 시장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이를 위해 KT는 자사 IP를 독점하지 않고 외부 플랫폼에 개방키로 했다. 지상파는 물론 타 OTT에 문호를 열어 콘텐츠를 공유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른 제작사와 협의해 좋은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선순환 구조도 계획 중이다.
구 대표는 "KT는 혼자 가지 않겠다"며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모두가 협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창작자 육성에도 나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 tv, 시즌에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대형 제작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소 콘텐츠 제작사와의 상생도 꾀한다.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고, 그 일부를 마진으로 주고 받아 온 업계 관행에서 탈피한다. KT가 받을 수익을 최소화하며 수익을 공유해 K-콘텐츠 동반 성장을 이룩하는 것이 목표다.
구 대표는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