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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한국법인 첫 실적공개…본사 지급만 500억

  • 2021.07.06(화) 16:09

본사 지급액 제외한 한국 매출 453억
PC방 평정 라이엇게임즈와 실적 비교

PC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의 한국법인 감사보고서가 처음 공개됐다. 2019년부터 시행된 '신(新) 외감법'에 따른 조치로 블리자드의 국내 사업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라 눈길을 끈다. 

블리자드는 한때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국내 PC방 시장을 휩쓸었으나 지금은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개발·유통사인 라이엇게임즈에 밀려 재무 성적 역시 라이엇게임즈의 한국법인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리자드엔터, 작년 매출 453억

블리자드의 한국법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453억원으로 전년 529억원보다 76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40억원)보다 10억원 가량 빠졌다. 

다만 블리자드엔터가 외국계 IT 법인 특성상 사업 구조가 복잡하고 본사 법인과의 거래가 많아 감사보고서 상의 매출만으로 온전한 사업 현황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블리자드엔터는 매출 항목을 '용역 매출'로 분류해 본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인식한다고 소개했다.

즉 블리자드엔터가 한국 이용자에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직접 거래 당사자 신분이 아닌 본사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이용자에게 청구한 금액에서 실질적인 이용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매출로 잡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엔터는 지난해 본사에 498억원을, 2019년에는 569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블리자드엔터의 실질적인 매출은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액도 본사 매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글로벌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난해 매출은 무려 81억달러(원화로 약 9조원)에 달한다. 전년 64억달러보다 17억달러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은 27억달러로 전년 16억달러보다 11억달러 늘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블리자드엔터는 국내 PC방을 통해 오버워치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반 이용자에게 자체 게임 플랫폼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모바일게임도 서비스하고 있어 다양한 경로에서 발생하는 매출 실적이 감사보고서에 온전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비방디에서 출발, 사업 초기 흔적 엿보여

블리자드엔터는 지난 2004년에 설립한 외국계 IT기업이다. 주식회사와 달리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로 출범하다보니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 비벤디유니버셜게임코리아란 사명으로 시작했다. 비벤디는 프랑스 미디어 기업 비방디의 영어식 발음이다. 비방디는 계열사를 통해 게임 사업을 하다 2008년에 액티비전을 인수, 계열사와 합병해 글로벌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설립했다. 

흥미롭게도 블리자드엔터의 초기 경영인에서 비방디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블리자드엔터는 사업 초기만 해도 크리스토퍼 람보즈 대표이사를 비롯한 프랑스인들을 대거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비방디 임원과 함께 한국인 대표가 경영을 맡는 체제였다. 현재는 2018년에 취임한 전동진 현 대표이사와 미국인 자렛알렌브랙(미국 현지 거주)씨가 대표를 각각 맡고 있다.

블리자드엔터의 이번 감사보고서 공개는 개정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유한회사에도 공시 의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외감법에 따라 직전 사업연도의 자산 또는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주식·유한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이 됐다.

블리자드 다음으로 국내 PC방 시장을 휩쓸고 있는 라이엇게임즈도 지난 4월 처음으로 한국법인의 감사보고서를 내놓았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개발·유통사인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3746억원에 영업이익 1679억원을 거뒀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의 온라인게임 순위는 지난달 5주 사용시간 점유율 기준으로 1위(49.34%)다. 2위인 서든어택(7.2%)과 3위인 배틀그라운드(7.01%) 등 나머지 다른 게임들의 점유율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한때 PC방 시장을 휩쓸었던 블리자드 게임들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아성에 밀려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는 5위(4.71%), 스타크래프트는 7위(3.06%)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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