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연결된 카드에 엄지손가락을 뗐다 붙이기를 반복하니 지문이 등록됐다. 지문이 등록된 카드는 기존의 한국조폐공사 출입증을 대체했다. 자판기는 카드에 등록된 지문을 인식한 뒤 구매한 음료를 투입구를 통해 제공했다.
조폐공사는 이같은 생체 인증 카드 기술을 비롯해 12개의 기술을 시연한 '보안기술설명회'를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었다.
보안기술설명회는 조폐공사가 갖고 있는 보안 관련 기술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설명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시연회는 생체 인증 카드다. 카드 표면에는 지문을 등록할 수 있는 작은 칸이 있다. 이 칸에 지문을 등록한 손가락을 올려놓고 출입문에 카드를 접촉하면 신원 인증이 이뤄지면서 동시에 문이 열린다.
지문은 카드에 암호화 처리돼 저장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카드 안 스마트칩을 통해 지문 정보를 암호화한다"며 "암호를 다루는 권한을 인가받은 사람조차도 그 정보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땀 등으로 카드에 지문이 잘못 등록됐을 경우 횟수 제한 없이 지문 정보를 바꿀 수 있다. 지문 재등록 과정은 처음 카드에 지문을 등록한 방법과 같다.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공유 킥보드 대여 시연도 진행했다. 공유 킥보드 대여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통해 본인 인증을 거쳤다. 앱에 제공된 개인정보는 이름과 운전면허증 번호, 생년월일까지였다. 인증과 결제를 마치자 공유 킥보드에 불이 들어오며 사용 준비 완료를 알려줬다.
모바일 신분증은 지난해 7월부터 실물 운전면허증을 대체하는 것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조폐공사는 블록체인 방식으로 운전면허증 정보를 저장해 해킹 우려가 적다고 설명했다. 현재 차량 대여, 편의점 성인 여부 확인 등에 쓰이고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공유 킥보드 사업에도 적용한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행사에서 △디지털 위임장 △모바일 상품권 '착' △공공 대체불가토큰(NFT) 등 12개의 보안 기술이 소개됐다.
반장식 조폐공사 사장은 "이제 조폐를 넘어 디지털 서비스 혁신을 통해 가짜 없는 세상, 국민이 안심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성과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국민들이 믿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