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내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은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I 사업 본격화…'한컴 어시스턴트' 내년 상반기 출시
한글과컴퓨터는 이날 AI(인공지능) 사업을 본격화할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AI를 활용한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가칭)의 베타 버전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스마트 문서 작성 엔진을 기반으로 여러 LLM(대형언어모델)과 연결돼 동작하는 AI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LLM을 거쳐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분석해 자동으로 문서 생성을 돕는다는 얘기다.
정지환 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컴 어시스턴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생성형 AI 비서인 코파일럿과 유사한 개념"이라며 "그러나 스크립트 엔진을 활용해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기 때문에 단순히 LLM을 연동하는 수준의 여타 서비스들보다 고도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AI 기술과 SDK(소프트웨어개발도구) 기술을 결합한 문서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문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 자연어로 답변하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특히 구축형으로 제공해 기업 등 고객사의 정보를 보호하고, 사용 목적에 최적화한 경량형언어모델(sLLM)을 활용해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김연수 대표는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고객·산업별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맞춘 자동화 업무를 수행하는 한컴만의 'IA'(지능형 자동화)를 통해 관련 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컴얼라이언스 출범…M&A도 추진
김 대표는 이와 함께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한컴얼라이언스는 한컴과 파트너사들이 자체 기술과 영업력, 사업 기회를 공유하는 협력체다. 경쟁보다는 국내외에서 상생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한컴은 얼라이언스 참여사에 기술을 지원하고 다양한 권한을 제공하는 등 특별한 혜택을 마련하는 한편, 한컴 SDK와 AI, 문서 관리 솔루션 등 한컴의 기술력과 강점을 파트너사들의 기술과 결합해 차별화 가치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한컴얼라이언스 파트너사들과 글로벌 IA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도 공동으로 구축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거점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컴은 이날 인수·합병(M&A) 계획도 밝혔다. 한컴은 현재 유럽 AI 기업 인수 등 글로벌 기업 투자를 추진 중이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 시장 확대가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김연수 대표는 "M&A 대상 회사의 거점은 유럽이든 일본이든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제품과 글로벌화, 특히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며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재원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은 수준에서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며 "시대 흐름에 따라가기 위한 투자보다는 수익성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한컴은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기술 조합을 고도화하고, 기술의 모듈화를 적용해 해외의 다양한 솔루션 기업들을 찾아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국내 자산 규모 기준 대기업 반열에 진입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컴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매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5~30%를 배당으로 환원할 계획이다.
한편 김 대표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과 그의 아들 김모 씨가 가상자산 '아로와나'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경영진과 대표이사인 저를 포함한 한글과컴퓨터 법인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해당 코인 프로젝트가 잘못되든 잘 되든 법인과 저에게 득이나 실이 될 것이 없다고 확정적으로 말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와 관련한 혐의로 김상철 회장의 아들 김모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연수 대표는 김 회장의 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