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경영을 선언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새로운 비만치료제 연구 결과를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직접 소개한다. 한미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여줄 핵심 아이템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비만치료제 분야를 골랐다.
한미약품은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한미 팜 이노베이션 데이(Hanmi Pharm Innovation Day)를 열고 비만 신약을 비롯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의 성과와 글로벌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H.O.P는 한미약품이 R&D 조직을 대폭 개편하고 지난해 9월부터 본격 가동한 프로젝트다. 비만 영역을 신약 개발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표를 비롯해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 최인영 R&D센터장,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상무 등 각 사업 분야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의 사업 현황과 미래 혁신 전략, R&D 역량을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3일부터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비만치료제(HM17321)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HM17321은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동시에 근육은 증가시키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 스스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치료제다.
최인영 R&D 센터장은 "단독요법으로도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와 병용요법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효력을 나타내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지녔다"고 말했다.
현재 GLP-1 기반 비만치료제는 15~2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감량 체중의 최대 40% 수준이 근육 손실에 기인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 탓에 기초 대사량 감소, 지방 재축적(요요 현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HM17321 투약 시, GLP-1 기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제지방량과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확인했다.
또한 HM17321은 비만을 모사한 지방세포에서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지방세포의 표현형을 정상 수준으로 개선시켰다. 인간 근육세포에서도 직접 작용하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한미약품은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도 주목받는 약물이다.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다.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신약 R&D 의지와 집념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에서 세상에 없는 혁신을 기필코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