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TG-C)'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코오롱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이 지주사로부터 441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해서다. 국내에서 퇴출된 인보사가 2년여 남은 임상3상을 무사히 마치고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코오롱티슈진은 지주사 코오롱을 대상으로 441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이 조달한 자금은 인보사의 미국3상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웅열 명예회장 '인보사' 美 임상에 사활
코오롱 이웅열 명예회장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에 사활을 걸어왔다. 앞서 인보사는 국내에서 지난 2017년 7월 국산 신약 29호로 품목허가를 받고 출시했다. 이후 2년도 채 안 된 2019년 3월 미국 임상 진행 과정에서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당시 국내 인보사의 개발과 판매를 맡고 있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초기 개발 시점인 2004년 기술로는 연골유래세포라는 판단이 나왔지만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장유래세포라는 게 밝혀졌다는 입장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보사 성분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코오롱티슈진의 주식거래가 3년 5개월(2019년 5월 28일~2022년 10월 24일)간 정지됐고 상장폐지 직전까지 다다랐다.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즉각 이의신청을 제기,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동안 미국 임상 재개에 성공하면서 가까스로 상장폐지는 벗어났다. 미국의 임상 재개에 국내 분위기도 완전 반전을 맞으면서다.
상장폐지 위기 속에서도 이 명예회장은 인보사 개발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코오롱티슈진의 첫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63억원의 개인자금과 코오롱의 지원으로 355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2022년에는 388억원, 2023년에는 400억원, 2024년에는 478억원 등 이번 유상증자까지 5차례에 걸쳐 총 2062억원을 투입했다.
임상 2상서 무릎골관절염 진행 감소·무릎 기능 개선 확인
현재 인보사는 미국 전역 80개 병원에서 환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 투약을 마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 중이다.
임상3상 추절관찰까지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인보사는 임상2상에서 2년 동안 무릎골관절염 진행이 감소하고 관절 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기존 무릎골관절염 치료제들이 대부분 통증 완화 효과에 그치는 만큼 인보사의 임상3상에서도 유의미한 무릎골관절 기능 개선 효과를 얻을 경우 FDA 품목허가도 수월하게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또 인보사의 FDA 허가시 국내 품목허가와 국산 신약 지위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관절 적응증 확대 추진…"근본적치료제 라벨 획득 목표"
특히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적응증(사용 가능 질환)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골관절염은 무릎 외에도 손, 고관절 등에서도 나타난다.
인보사는 고관절 적응증에 대한 미국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류머티스성 관절염, 반월판(무릎 관절의 내측과 외측에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섬유 연골), 추간(척추 사이)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골관절염이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에도 흔히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동물용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아직까지 FDA에서 근본적치료제(DMOAD)로 평가받은 골관절염 치료제는 없다"면서 "DMOAD 라벨을 받는 최초 골관절염 치료제를 목표로 인보사의 무릎 통증 및 기능 개선과 무릎 관절의 구조적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