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첫 외부투자를 통해 몸값을 끌어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코오롱스페이스웍스 가치가 50% 가량 올랐다. 모빌리티 시장이 커지면서 초경량 복합소재의 시장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몸값 1820억
현대차그룹은 최근 코오롱그룹과 모빌리티 소재 개발을 위해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기아는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증자에 참여해 신주 109만4571주(11%)를 200억원에 인수한다. 주당 1만8272원으로, 코오롱스페이스웍스 회사 가치를 1820억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몸값은 반년 만에 껑충 뛰었다. 작년 8월 코오롱은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증자에 참여해 신주 588만2353주를 700억원에 투자했다. 주당 가격은 1만1900원. 현대차그룹 증자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코오롱스페이스웍스 가치가 53% 가량 올랐다.
코오롱 관계자는 "양사의 협의를 통해 자문사 검토를 거쳐 인수 가격이 결정됐다"며 "복합소재에 대한 미래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오롱그룹, 스페이스웍스 1011억 투자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인수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코오롱글로텍은 코오롱스페이스웍스(옛 데크컴퍼지트) 지분 50.9%(95만1294주)를 135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나머지 지분(49.06%)도 156억원에 사들였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인수에 총 291억원을 투자한 것.
추가 투자도 이어졌다. 2019년 코오롱글로텍은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증자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7월 주인도 바꿨다. 코오롱은 코오롱글로텍으로부터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지분 100%(298만3769주)를 355억원에 인수했고, 증자로 700억원을 투자했다.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인수합병(M&A)에 291억원, 증자에 820억원 등 총 1011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현대차와 협업 강화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2001년 항공기부품 제조사로 설립된 뒤 2014년 카본복합재 전문회사로 전환했다. 코오롱그룹으로 인수된 뒤에는 철보다 강하지만 가벼운 초경량 복합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코오롱은 그룹내 흩어진 특수소재 사업부를 코오롱스페이스웍스로 일원화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항공·방산 분야 복합소재 사업 ▲코오롱글로텍의 차량 경량화부품·방탄 특수소재·수소탱크 사업 ▲코오롱ENP의 차량용 배터리 경량화 소재 등을 계열사간 양수도 방식으로 통합한 것이다.
코오롱그룹은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통해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수소저장 용기 소재와 배터리 커버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보유한 우주항공·방산용 소재 기술도 모빌리티에 적용한다.
두 회사의 협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독자 개발한 복합소재(UD Tape)는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배터리 하우징(케이스)에 적용됐다. 고온에 강해 배터리 열 폭주를 방지할 수 있어서다.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도장이 필요없는 '무도장 복합재 성형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 2023년 매출은 519억원으로 일년전보다 5.4% 올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8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