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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이 한국에서만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과 가격 차이가 심해 앞으로 김치프리미엄이 급속도로 꺼질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프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대부분 코인의 김치프리미엄이 7%에 육박한다. 이달 초 10%까지 올랐다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7%대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보다 무려 1000만원이나 높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억5000만원에서 거래되지만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는 약 9만7000달러(1억4000만원)에 사고팔 수 있다.
리플(XRP)과 이더리움(ETH) 등 알트코인도 국내에서만 7%정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리플은 바이낸스에서 2.4달러(약 3400원)에 거래 중이지만 업비트에서는 3700원대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알트코인 중에는 10%이상 김치프리미엄이 끼어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한국에서만 가격이 높은 것은 지역과 개별 거래소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간차는 있지만 보통은 글로벌 시세에 맞춰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지만 갑자기 매수와 매도가 몰리면 김치프리미엄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때 국내에서만 코인 가격이 폭락한 것도 같은 이치다.
특히 한국은 법인 참여가 제한된 개인투자 시장으로 활황장에 개인들이 일시에 몰리면 김치프리미엄 같은 가격 왜곡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 4월에도 비트코인 반감기,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으로 코인 시세와 거래가 급등하면서 김치프리미엄이 10%를 넘긴 바 있다.
문제는 김치프리미엄이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을 가중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승장에서 투자 수요가 늘면서 김치프리미엄이 상승하지만 하락장에서는 향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코인을 팔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한국에서만 코인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김치프리미엄도 함께 급락할 경우 시세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김치프리미엄으로 인한 이득도 있지만 조정이 이어지면서 김치프리미엄이 한순간에 빠질 경우 이중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지금 매매를 서두르지 말고 시장 추이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치프리미엄이 치솟으면서 차익거래 등 부작용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해외 거래소에 코인을 보유 중인 이용자들이 국내 거래소로 코인을 들여와 높은 가격에 시세 차익을 보고 파는 것이다. 실제 코인 거래 수단이 되는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 입출금이 최근 거래소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이달 초부터 시세가 급락하는 등 코인 시장의 조정이 길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 거래 규모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평균 일 10조~20조원 사이에 머물렀던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0조원 밑으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