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며 선제적으로 구축한 생산시설의 가동이 확대되면서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사업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견조한 제품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역대 최대 실적 비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이 1조29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1%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4866억, 순이익은 3755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19.9%, 109.3%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이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증권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조2139억원, 3569억원, 2937억원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수주가 늘어난 가운데 단일 공장 기준 최대 규모인 24만ℓ(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춘 4공장 가동이 확대(램프업)된 것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수주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월에는 유럽계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2조747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판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마일스톤(단계별 개발료) 없이 기존 및 신규 제품의 매출 성장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액은 4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235.9% 성장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목표 매출액으로 지난해 매출액 4조5473억원보다 20~25% 늘어난 5조5705억원(중윗값)을 제시했다.
'3대축' 확장으로 성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대로 구성된 이른바 '3대축 확장 전략'을 실현하면서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인천 송도에 착공한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가동에 돌입했다. 이후 2032년까지 동일한 규모의 6~8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압도적인 세계 1위 규모인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항체의약품을 넘어 다양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내는 방법)로 CDMO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완공한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펩타이드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출자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관련 바이오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지역 제약사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미국 뉴저지, 보스턴에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 도쿄에 세일즈 오피스(영업사무소)를 개소했다. 미국 현지 의약품 생산시설 설립 및 인수도 검토 중에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받았다. 또 같은 달 미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츠지바', 4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3대축 확장 전략과 함께 경영 핵심 가치인 '4E'(고객 만족·운영 효율성·최고 품질·임직원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